배움블로그2013. 8. 20. 1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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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6월. 고 정주영 햔대그룹 회장이 500마리의 소떼를 트럭에 싣고 방북 하면서 사실상 북한과의 교류가 실시됐다. 그리고 5개월 후인 1998년 11월 금강산에 금강호가 첫출항을 하고 금강산 관광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북한에 퍼주기' 라는 말이 마치 전염병처럼 퍼지게 됐다.

그로부터 10년 후. 정권이 바뀌었다. 그리고 나서 2008년 7월 관광객 피살 사건으로 금강산 관광이 중단됐고, 개성공단은 폐쇄의 나락으로 빠져 들기 직전이다. 현재 남북기본합의서 10.4 남북 공동선언이 무효화 지경에 이르렀다.

1. 북한 자원, 한국 경제 100년 국익

10.4 남북 공동선언 중에서 중국과 일본, 미국 등 주변 강대국이 가장 관심있게 본 사항은 다른 내용이 아니다. 핵심 조항인 제 5항 "남과 북은 경제 협력을 위한 투자를 장려하고 기반시설 확충과 자원 개발을 적극 추진하며, 민족 내부 협력 사업의 특수성에 맞게 각종 우대 조건과 특혜를 우선적으로 부여하기로 했다"는 내용의 조항이다.

그렇다. 북한 지하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길이 드디어 열린 것이다.

1993년 당시 북한의 남한 경제 의존도는 0.3%에 불과했다. 그 결과 94년 북핵위기 당시 김영삼 정부는 북한에 대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빠져서 말 그대로 전쟁 돌입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던 것을 2006년 기준으로 31%까지 끌어 올렸다.

그 결과 허구헌날 '퍼주기' 비난이 도배를 하던 상황에서도 북한 관련 핵심 이슈인 '북핵'과 관련해 남한이 6자 회담이라는걸 할 정도의 영향력을 가지게 되었다.

북한 지하자원에 대한 접근성이 중요한 이유는 이것이 한국 경제의 100년을 내다 보는 국익과 직접적인 이해 관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바로 마그네사이트이다. 마그네슘의 원료가 되는 마그네사이트는 무게가 철의 25% 수준에 불과하고 가공이 쉬워서 자동차·가전·선박 등에 쓰이는 고급 철강제품에 필수적인 생산 원료가 된다.

그러나 선박건조 세계 1위에 빛나는 한국에 필수적인 마그네사이트 생산량은 '제로'다. 국내에는 광산 조차 없다. 100% 수입에 의존하고, 특히 중국에의 의존률이 94%를 넘는 현실이다. 한국에서 수요는 폭증하는데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위험할 지경이다. 중국이 수출 통제를 하면 다른 구매선으로 돌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2. 북한경제 금방 무너지지 않아
이런 상황에서 10.4 공동선언 제 5항은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다. 중국으로부터 원자재를 공급받는 수준이 아니라 북한의 세계적인 마그네사이트 광산이 있는 단천-대흥 지역에 진출해 광산에서 직접 공급받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도 정치적 이유로 사실상 길이 막혀버린 것이다.

그럼 이 단계에서 이런 의문이 생긴다. 북한히 단순히 PSI 같은 봉쇄 전략으로 금방 망하는 게 가능한 일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아니다. 지금 밖에서 말하는 것처럼 최소한 돈이 없어서 금방 북한경제가 붕괴되지는 않을 것이다.

북한은 매장돼 있는 2000톤에 육박하는 금을 바탕으로 런던과 홍콩 등에서 거래를 하고, 실제로 런던 소재 증권사를 통해서 뉴욕 증권 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을 거래하고 있다. 무산철광, 용등탄광, 평양 인근 몰리브덴 광산에 대한 투자를 중국으로부터 받아놓은 상태이기도 하다.

특히 아시아 최대 노천 광산인 함경도 무산철광에서 매년 1000만톤씩 50년간 제공하는 조건으로 계약이 체결된 상태에 압록강의 수풍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도 중국으로 판매한다.

또 신의주 남쪽 서한만이란 곳에는 최소 50억~최대 430억 배럴까지의 추정 원유 매장량이 확인됐다. 2004년 9월에는 영국 석유회사 '아미넥스'사와 유전개발 협정을 맺었다가 이를 파기하고 현재는 이것도 중국과 공동개발로 변경이 된 상태다.

아직 그나마 중국에 안 넘어간 것이 우라늄 광산이다. 북한은 세계 1위의 우라늄 매장국가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추정에 의하면 전 세계에 2020년까지 원전이 최소 60개 이상이 더 건설될 예정이라고 한다. 그 중 중국의 원전 계획이 발빠르게 이뤄지고 있다. 현재 건설 중인 원전 27개 중 18개가 아시아에 있으며 중국은 이미 11개 핵발전소를 완공했고 5개를 추가로 건설할 예정이다.

 


이런 추세라면 2015년까지 우라늄 가격이 현재와 비교해 최소 1.5~2배 이상 급등하는 건 기정 사실이다. 미국의 금수 조치만 해제된다면 어쩌면 북한이 말하는 '경제 강성 대국'이라는 말이 헛소리가 아닐 수도 있다.

3. 진짜 단물은 중국이 다 빼먹는 상황
그리고 중국이 대북 경제제재에 실질적으로 동참해 주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중국은 동북 3성과 북한을 하나로 묶어 개발한다는 이른바 '동북 3성+1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북한에 대한 중국 투자의 70% 이상은 북한의 지하자원에 대한 바겐세일 쇼핑이다. 그 투자 형태가 최소 20년~최대 50년의 장기 채굴권을 사들이는 방식으로 이뤄진 마당에 북한을 마냥 나몰라라 할 수는 없는 입장이다.

만약 우발적으로라도 통일이 됐다고 치자. 그럴 경우, 중국이 이미 계약한 장기 채굴권 계약의 전면 무효화 선언이 가능한가?

상황이 이러하다면, 결국 북한에 대한 경제협력은 단순히 개성공단을 넘어 다음 단계로 발전해야 한다. 바로 '북한 광산 개발+시베리아 철도'를 포함한 기초 인프라 건설이 토대가 돼야하는 건 당연한 것이다.

이명박 정부와 중국 등 외국의 대북사업의 차이는 벌써 명백하다. 남한은 북한의 저가 노동력의 장점만 취하고 평화의 상징이라는 명분을 얻는 정치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중국을 비롯한 다른 나라는 북한의 최대 경쟁력인 지하 자원을 취하고 북한 국내 인프라 시설에 투자한다는 것이 결정적인 차이다. 진짜 단물은 중국이 다 빼 먹는 상황 외에 아무것도 아니다.

국제 우라늄 가격만 봐도 4년 사이에 거의 10배 이상 폭등했다.

앞으로도 수요가 공급을 훨씬 앞지를 게 뻔한 상황에서 이제 중국의 다음 타겟은 북한의 알짜배기 우라늄 광산이다. 그 사이 한국에서는 '비핵·개방 3000'의 환상에 빠져 북한 자원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스스로 걷어 차고 있다. 북한 길들이기게 골몰하다가 결국 그것이 수출로 먹고 사는 이 나라에 '부메랑'이 돼 우리 목을 칠 것이라는 것을 망각하고 있다.

● 경제용어사전

* 10.4 남북공동선언

'남북관계 발전과 평화번영을 위한 선언'이라고도 한다. 고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07년 10월 4일 백화원 영빈관에서 두 차례에 걸쳐 이뤄진 정상회담의 합의사항을 선언문 형식으로 발표한 것이다.

주요 8개항으로 구성돼 있으며 제5항에 '남과 북은 민족경제의 균형적 발전과 공동의 번영을 위해 경제협력사업을 공리공영과 유무상통의 원칙에서 적극 활성화하고 지속적으로 확대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는 내용의 적극적인 경제협력의 의지가 담겨있다.

* PSI

대량살상무기(WMD)의 국제적 확산을 막기 위해 2003년 6월 미국 주도로 발족한 국제 협력체제를 말한다. (Weapons of Mass Destruction Proliferation Security Initiative)의 다소 긴 용어를 줄여서 PSI라고 한다. 미국의 주도 아래 2003년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발족했고 미국이 클린턴 행정부 말기 때부터 추진한 대량살상무기 반확산전략을 국제적으로 발전시킨 개념이다.

이 구상에 따르면, 핵과 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한 정보 공유는 물론, 필요한 경우에는 가입국의 합동작전도 가능하다. 한국은 북한의 반발을 고려해 참여하지 않다가 지난 5월 북한의 2차 핵실험을 계기로 참여했다.

* 비핵.개방 3000

북한이 핵을 완전히 폐기하고 개방하면 10년 안에 국민소득 3000달러가 되도록 지원한다는 구상.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의 기본 틀 중 하나로, 햇볕정책을 중단한 이명박 정부의 대북 강경책의 상징적인 정책으로 꼽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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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