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그리고 필름2011. 8. 26. 0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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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게타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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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마야마 진 (미래인펴냄, 200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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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게타카는 일본어로 '콘돌'이라는 뜻이다. 콘돌은 육식성이고 성격이 포악하다. 그렇지만 그들이 먹는 것들은 대게 죽은짐승의 시체 혹은 살아있는 설치류 등이다. 약한 동물을 먹거나 죽은 것에서 그들의 식욕을 충족시키는 새로 일본에서는 이른바 '벌쳐펀드'나 '헤지펀드'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벌쳐 펀드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나 자금 흐름 부족으로 인해 주가가 과도하게 하락 한 기업들을 싼값에 매수해 직원해고나 부동산 처분으로 경영 정상화 하여 빠른 시일내에 높은 수익을 달성하고 주식 매도 차익을 통해 수익을 얻는 펀드를 말한다. 
 아마 이들 펀드가 콘돌에 비유되는 이유도 빠른 시일, 무자비한 직원 해고, 단기자산 매각을 통한 현금을 주가로 반영하는 행동이 짐승이 하는 행동과 흡사해서 이렇게 부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 수도 있다.

 이 하게타카라는 영화는 과거 NHK에서 방영된 드라마를 새로운 상황 새로운 구성으로 만든 것이다. 과거에 드라마에서 보여준 LBO(Leverage Buy Out), Black Knight, White Knight, Golden Parachute등은 우리가 흔히 듣지만 너무나 생소해 이해하기 힘든 용어를 위주로 설명 되었다. 드라마 또한 경영이나 주식금융에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해주는 에피타이저로 분명하다. 
 영화 버전의 하게타카는 분위기는 약간의 난이도와 시대상을 반영해 더 높은 평점을 내려 주고 싶다. 우선 영화에서 쓰인 메타포 떄문이다. 국가별로 하게타카는 일본을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다양한 나라가 엃혀 있다.

CHLI(CHina Longterm Investment Fund)


 우선 중국국부펀드이다. 중국은 지난 21세기에 엄청난 성장을 이룩한 국가다. 그들은 CHLI라는 국부펀드가 등장한다. 이것은 현실에서 CIC(중국 투자 공사)인것 처럼 느껴지는데, 영화에서 등장하는 기업인 아카마 자동자(AKAMA)를 매수하여 그들의 나라에서 더 이상 단순한 제조공장에서 탈피하여 자동차 생산 기술을 흡수하려는 생각을 가진 것으로 나온다. 영화 후반에 미국의 커다란 투자은행 '스탠리 브라더스'를 인수한다. 그러나 이 것 또한 선진화된 금융기술을 기업을 삼키므로서 얻어가려고 하지만 투자은행이 가진 서브프라임 부실로 인해 두 기업 모두 흡수하지 못하고 토해내게 된다.

 둘째, 스탠리 브라더스, 아카마 자동차 이다.

 


 

스탠리 브라더스는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쓰러진 두 은행들을 지칭하는 것 같다. 모건 스탠리와 리먼 브라더스를 합친 말 처럼 느껴진다. 또한 영화에서 그들이 판매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생상품을 열성적으로 팔던 기업 이미지로 실제의 투자은행을 떠오르게 하는 이미지이다. 그리고 아카마 자동차는 사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쌍용자동차를 떠오르게 한다. 과거 쌍용자동차는 상하이 자동차에 인수당했다가 다시 상하이 자동차가 쌍용자동차를 매각하게 되었다. 그 사이에 상당히 루머 스러웠지만 한국 자동차 기술과 생산 노하우를 중국 경쟁업체들에게 판게 아니냐는 것도 한동안 떠돌게 되었다.
 영화에서는 중국이 가진 경쟁 열위(disadvantage)를 극복하기 위해 아카마 자동차와 스탠리 브라더스의 인수로 극복하려는 끓임 없는 노력을 보이고 위에서 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인한 투자은행 주가의 급속한 폭락 그리고 그 이전에 투자은행과 거래하는 고객들이 자급줄이 막히는 것을 알고 용의주도하게 펀드를 해약하고 그 뉴스가 세계 주식시장을 돌아 실제로 전세계 금융시장에 위험을 전염시키는 것을 생생히 표현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셋째, 일본의 와시즈 펀드, MSG(일본 은행)이다.
 주인공 소개를 잠시 해야 될 것 같다. 와시즈라는 사람이 주인공으로 그는 과거 돈에만 집착해 은행원으로 일 할 때 대출을 한 사람을 자살로 몰고 간적이 있었다. 그렇지만 그가 이런 일이 벌어지고 난뒤 그는 미국으로 도망치듯 들어가 투자은행의 펀드매니저로 성공하게 된다. 드라마에서는 그가 미국 투자은행 소속으로 일본에 들어와 장기 침체에 빠진 일본기업들을 싼값에 매수해 단기차익을 노리는 형식으로 엄청난 수익을 일본으로 부터 빼앗아 미국으로 보내는데 큰 공을 세운다. 그러다 어느날 벌쳐 펀드에서 하는 행동과 과거 그의 과오로 -회사의 명령- 사람을 자살로 몰고 갔던 행동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기업의 진정한 속성에 대해서 주식에 진정한 속성에 대해 돈에 대한 속성에 대해 고민을 한다. 그는 비로소 돈 자체가 비극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국의 성실한 기업을 지키기 위해 행동하고 그것으로 돈을 버는 수익 모델로 삼는다.
 아마 이 와시즈 펀드는 가상의 펀드이지만 오늘날 생각해보면 노무라 증권이 떠오르는 이유가 무엇일까? 기억이 올바르진 않지만 신문에서 노무라 증권 사장의 인터뷰 내용을 들었던 적이 있다. 그 또한 과거 일본의 장기 불황에 대해 이야기를 하고 현재 일본이 빠진 무기력증에 대해 안타까워했지만 일본은 아직 성실하고 저평가 되어있다고 역설한 인터뷰 내용이 떠올랏다.
 그것은 그 영화에서 나오는 주인공이 느끼는 대목과 흡사했다. 또한 영화 중간에 중국 국부 펀드를 등에 엎은 블루월이라는 펀드가 아카마 자동차를 인수하게 되고 이것에 대한 묘수로 와시즈 펀드는 스탠리 브라더스에 매수 의향을 밝히게 된다. 그리고 스탠리 브라더스는 당연히 매수를 피하기 위해 중국 국부 펀드와 손을 잡게 되어 국부 펀드에게 그들의 지분을 팔게 되었다.
 그러나 스탠리 브라더스는 엄청난 파생상품 손실이 난 상태였고 와시즈 펀드는 이러한 불량 기업을 모조리 팔게 된다. 그 이후 싸질 대로 싸진 이 투자은행의 행로는 아마도 현실과 흡사하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본다.

 그리고 다양한 인물들이 나오는데, 중국 국부 펀드를 등에 엎은 블루월의 펀드 매니저 류이화, 와시즈 펀드로 자국의 성실한 기업을 지키는 와시즈, 그리고 일본의 언론, 이러한 M&A 과정에서 조언을 해주면서 광만 팔고 있는 스탠리 브라더스, 아카마 자동차에서 파트타임을 뛰는 무라야마, 그 회사를 경영하지만 처음엔 경영권을 방어하려고 하지만 엄청난 돈 앞에서 탐욕적으로 변해가는 사장 등이 나온다. 각 인물들이 보여주고 있는 군상은 마치 자본주의라는 것은 어떤 형식으로든 변할 수 있고 역사에서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해왔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커다란 의미에서는 어떤 나라도 아직 이상적인 자본주의를 구현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우리는 20세기 후반부터 오늘날 까지 반세기가 넘도록 미국식자본주의가 이상점이라고 말하는 이데올로기에 살아왔다. 우리나라, 일본, 그리고 기타 선진국까지 미국식 자본주의는 이상향이자 벤치마크였고 그 자체가 교과서라는 믿음에서 살아온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10년 전까지만해도 빌 게이츠의 기업가 정신, 젝 웰치의 최적 고용 등 미국의 사례 연구를 통해 우리도 미국처럼 잘 살수 있다라는 notion으로 달려온 것이 사실이다. 또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지기 전까진 미국 자본주의는 새로운 국면으로 발전 한다는 것을 잡아내 영국,일본, 한국 등 다양한 나라들이 흉내를 내려고 했었다. 그 속에 우리+국민+하나를 합쳐 메가 뱅크라는 글로벌 투자은행의 설립을 제안한 것도 이러한 금융 자본주의로의 추종으로 인한 하나의 헤프닝이 었다.
 

 류이화 또한 기존 발달한 자본주의 국가의 기업을 매수하여 기술을 합치는 자본주의의 대안을 모색했지만 결국 수전노 처럼 돈 자체를 좇는 천민자본주의의 단상을 보여주었고 와시즈는 성실한 자본주의를 표방했지만 헤지펀드처럼 과대하게 평가된 기업을 팔아버리는 헤지펀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결국 영화는 자본주의라는 것이 비극 그 자체라는 것을 말하고 있다. 돈이 많아도 비극이 되고 돈이 없어도 비극이 된다라는 영화의 말은 시청자들에게 행복으로 가는 자본주의란 없는 것일까 라는 물음을 던진다.

 

 주가도 기업도 세상도 어떤 것도 급격히 바뀌지만 이것은 겉모습일 뿐 본질은 변하지 않는다. 사회에 참여하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자본주의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 말은 지극히 회색적인 어조이지만 최근에 보여준 사회적 양상은 우리로 하여금 행복한 자본주의를 바라보게 한다. 나도 자본주의에 대한 회의론은 지극히 싫어하며 이 세상이 자본주의라는 것에 감사하지만 적어도 방향성은 올바르게 바로 잡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외국에서 보여준 버핏 신드롬이나 오늘날 무상급식 투표, 글로벌 석유 회사인 체서피크를 본다면 자본주의가 삭막하지 않다. 몇 주전 워렌 버핏은 부자들에게 주어진 감세 혜택을 다시 되돌려 슈퍼 리치들에게 세금을 더 거두어 달라라고 말한 것이나 무상급식에 대한 투표가 가결된 것은 선거를 하는 유권자들의 기존 권력을 가진 자들의 궁금증이나 글로벌 석유 회사인 체서피크 는 임원이 나서서 직원들의 고충을 해결 하기 위해 고충 센터를 지어 직원 직원 프로그램을 진심으로 실천하는 모습등은 자본주의가 가진 태생적 한계를 극복하고 사회구성원들로 하여금 웃음 짓게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아닐까 생각하며 영화의 감상평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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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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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공학 기법…돈 쓸어담아
수학 법칙대로 시장 안 움직여…예기치 못한 대규모 충격 불러

퀀트|스캇 패터슨 지음|구본혁 옮김|다산북스|528쪽|2만5000원

《퀀트》의 저자 스캇 패터슨은 "초극단타매매펀드 등 금융시장을 위협하는 요인들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한경 DB


파국에 파국이 이어졌다. 2008년 3월,월가의 5대 투자은행 베어스턴스가 무너졌다. 한 해 전 불거진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로 인한 유동성 악화가 치명타였다. 주당 150달러에 육박했던 주식은 2달러란 헐값에 JP모건으로 넘어갔다. 9월 리먼브러더스 파산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본격적인 시작을 알렸다. 자산이 6000억달러가 넘었던 리먼브러더스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 파산이었다.

메릴린치는 뱅크오브아메리카로 넘어갔고,세계 최대 보험회사인 아메리칸인터내셔널그룹(AIG)도 아사 직전이었다. MIT 앤드루 로 교수가 들어보인 '종말을 가리키는 시계'가 자정을 향해 재깍거렸던 것이다. 로 교수는 '퀀트들에게 무슨 일이 벌어졌던 것일까'란 보고서에서 이렇게 적었다.

'만일 우리가 세계금융 시스템에 대한 헤지펀드 산업의 영향을 나타내는 종말의 날 시계를 개발한다면,그 눈금은 (롱텀캐피털이 붕괴된) 1998년 8월에는 자정까지 5분이 남아 있었고,1999년 1월에는 자정까지 15분이 남아 있었으며,헤지펀드 산업에 있어서의 체계적 위험 상태에 대한 우리의 현재 전망은 밤 11시51분을 가리키고 있을 것이다. '

과연 2008년의 월가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었을까. 세상을 뒤덮었던 엄청난 금융쓰나미는 어디에서 비롯됐을까.

《퀀트》는 2008년 월가에서 비롯된 금융시장 붕괴의 원인과 뒷얘기를 다룬 책이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인 저자의 시각이 독특하다. 그는 자본시장을 좌지우지했던 '퀀트'들에 초점을 맞춘다.

퀀트는 고도의 수학 · 통계 지식을 이용한 계량분석기법으로 투자법칙을 찾아내고 컴퓨터로 적합한 프로그램을 구축한 뒤 투자를 행하는 사람을 말한다. 한마디로 수학과 컴퓨터 분야의 천재들이다. 모건스탠리의 내부 헤지펀드인 PDT의 피터 멀러,시카고의 헤지펀드 시타델 인스트루먼트 그룹의 켄 그리핀,400억달러 규모의 헤지펀드 AQR캐피털매니지먼트의 클리프 애스네스,도이치뱅크 내의 신용트레이딩펀드를 운영하는 보아즈 웨인스타인 등이다.

저자는 소설처럼 이 퀀트들의 움직임을 따라가며 어떻게 금융공학투자기법이 만들어졌고,그것이 어떻게 금융 재앙의 씨앗이 됐으며,2008년의 금융시장 붕괴는 어떻게 촉발됐는지 조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컴퓨터를 활용하는 퀀트들은 전통적인 투자 판단 요소인 '펀더멘털'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 대신 한 기업의 주가가 시장의 다른 주식들과 비교해 얼마나 낮은지,얼마나 빨리 상승하거나 하락했는지 또는 두 요인을 결합해 찾아낸 변수를 바탕으로 해당 기업의 주가변동을 예측하는 데만 집중한다.

저자는 1960년대 에드워드 오클리 소프를 퀀트의 대부로 꼽는다. UCLA에서 물리학 박사를 받은 뒤 MIT 교수로 재직하던 소프는 '주식시장 가격의 무작위적 특성'에 주목했다.

시장은 무작위적 걸음의 움직임,즉 '랜덤워크' 특성을 보인다. 그러나 관찰 횟수가 증가할수록 예측의 확실성이 증가한다는 '대수의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하루 앞이나 1주일 앞의 주가추이는 알 도리가 없지만 장기적으로 얼마나 오르내릴 가능성이 있는지 확률을 결정할 수 있다는 말이다. 변동성을 평가하는 방법으로 가격추이를 예상할 수 있다면 베팅 기회가 생기는 게 당연하다. 주가가 저평가됐다면 매입하고,과평가됐으면 공매도해 차익을 챙길 수 있는 것.

한 시장에서 싼 자산을 매입하면서 동시에 다른 시장에서 비싸게 파는 순수차익거래도 생각할 수 있다. 시카고대의 피셔 블랙과 마이런 숄즈 교수가 만들어 월가에 혁명을 불러온 '블랙-숄즈 옵션가격결정모형'도 랜덤워크 특성에 기초한 것이다.


퀀트들은 컴퓨터를 신뢰했다. 과거 자료분석을 토대로 한 프로그램에 맡기고 마우스를 클릭만 하면 거래가 성사돼 돈을 쓸어담았다. 1980년대 중반 '증권화' 비즈니스도 개발됐다. 은행들은 모기지대출을 사들여 유가증권으로 만들었고 그것을 여러 개로 쪼개 기관투자가들에게 팔았다. 위험을 분산하고 수수료는 챙기는 '신용부도스와프'도 나왔다. 다양한 부채들을 새로 포장해 만든 '부채담보부증권' 등 파생상품들이 꼬리를 물었다.

그러나 시장은 수학법칙대로만 움직이지 않았다. 저자는 나심 탈레브가 《블랙스완》에서 지적했듯이 예기치 못한 가격 변동이 시장에 대규모 충격을 미쳤다고 말한다. 전 세계 금융시스템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어 파장이 더 커진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부채담보부증권 등 시장을 붕괴시켰던 많은 요인들이 퇴장됐지만 새 위험 요인에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중 하나가 상장지수펀드다. 많은 상장지수펀드들이 공매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자금을 투입하거나 인출하면 시장의 안정성이 훼손된다는 것이다. 초극단타매매펀드들에 의한 거래량의 폭발적 증가 추세에도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한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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