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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1 독해야 세상이 변한다…재벌·교수, 밝힐 의혹 많다"
배움블로그2013. 8. 21. 0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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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한 재미동포의 블로그가 한국 정ㆍ재계를 뒤흔들고 있다. 전직 대통령 일가, 정당 국회의원, 재벌그룹 전ㆍ현직 회장, 이명박 정부 전 청와대 수석 등이 미국에서 부동산을 사고 판 내역이 낱낱이 공개됐기 때문이다. 재미동포 안치용(42) 씨가 지난달 개설한 '시크리트 오브 코리아(Secret of Korea, ☞ : 바로가기)'에 이 모든 내용이 담겨 있다.

이 블로그에는 대표적 친일파였던 민영휘의 후손들이 일제에 부역한 대가로 모은 돈을 미국 부동산 구입에 사용한 전 과정이 실려 있다. 탤런트 출신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둘째 며느리 박모 씨의 주택매매 내역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사돈이 복잡한 과정을 거쳐 미국 부동산을 쇼핑하는 과정도 밝혀져 있다.

모 중공업계열 그룹 박모 회장과 화학그룹 장모 회장은 같은 아파트(콘도) 이웃사촌이다. 이들 중 상당수는 대리인을 내세워 부동산을 매입한 후 자신과 관련된 법인으로 무상증여를 해 '부동산 구입 사실을 숨기려는 의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사고 있다.

특히 김병국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동생과 함께 뉴욕에 4채, 보스턴에 5채의 부동산을 구입한 사실이 적시돼 있다. 블로그에 따르면 김 전 수석은 지난 1985년 기재한 부동산 서류에 "나는 외국인이 아닙니다(I'm not a foreign person)"라고 명기한 것으로 드러나 청와대가 발칵 뒤집히기도 했다.

청와대가 수석비서관으로 미국인을 기용한 셈이 되기 때문이다. 청와대는 "김 전 수석이 20년 전 미국시민권을 포기했다"는 내용의 해명자료까지 내야 했다. 일개 블로거에 의해 나라 전체가 뒤흔들린 셈이다.

안 씨는 지난 1991년 한국의 모 지방지에서 수년 간 기자로 일했다. 이후에는 모 방송국 기자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지난 2003년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6년 째 그곳에서 살고 있다. '문제적 블로그'로 단숨에 고국에서 화제의 중심에 떠오른 안 씨의 이야기를 지난 16일 밤 11시 30분경(현지시각 오전 10시 30분) 전화를 통해 들었다.

▲안치용 씨의 블로그 '시크리트 오브 코리아'. ⓒ프레시안


"자료 본격 모으기 시작한 때는 5월"

프레시안 : 블로그 내용이 대단히 흥미롭다. 이처럼 방대한 자료를 구하기가 쉽지 않았을 듯 하다.

안치용 : 미국의 각 지자체들은 누구나 부동산 거래 관련 자료를 쉽게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해 두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미국도 공시지가를 산정해 발표하는데, 공시지가와 세금부과 내역 등을 쉽게 검색 가능하다. 지역별로 조금씩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적어도 현재 부동산을 소유한 주인이 누구인지는 누구나 알아낼 수 있다.

다만 계약서나 위임장 등 과거 거래내역을 확인하는 것은 주마다 다르다. 이름으로 바로 확인 가능한 곳이 있는 반면, 어떤 지자체는 주소로만 검색이 가능토록 돼 있는 곳도 있다.

프레시안 : 한국인이 많이 사는 캘리포니아주나 뉴욕 등은 어떠한가?

안치용 : 캘리포니아는 많이 어려운 편이다. 오렌지 카운티나 LA 카운티는 특히 어려운 편이다. 검색 범위도 1년으로 한정된 경우가 많고, 이름만으로는 옛 거래내역을 알아내기 어렵다. 뉴욕은 다르다. 뉴욕시는 검색이 매우 쉽다.

이런 부동산 거래 자료를 찾는 가장 기본적인 창구는 카운티다. 미국의 가장 기초적인 자치단체이기 때문에 모든 부동산 거래 서류가 1차적으로 카운티에서 접수된다. 내가 찾고자 하는 한국 지도층의 미국 부동산 구입 내역을 알 수 있는 열쇠다. 미국 전역에 카운티가 약 3000곳 정도 있다.

프레시안 : 언제부터 이같은 자료를 모았나?

안치용 : 찾는 데도, 정리하는 데도 상당히 긴 시간이 걸린다. 지금은 일단 블로깅을 시작했기 때문에 현재 갖고 있는 자료들을 블로그에 올리는데 집중하고 있어, 검색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한 4~5년 전부터 간헐적으로 한국 지도층의 부동산 거래 내역을 조사해 왔다. 집중적으로 자료를 모으기 시작한 때는 올해 5월 중순부터다. 방문이 30%, 인터넷 검색이 70% 정도 비율로 이뤄졌다.

"나는 독립 탐사보도 기자"

프레시안 : 인터넷 활용에는 상당히 익숙하겠다.

안치용 : 그렇지 않다. 워낙 인터넷에 익숙지 않아 블로그를 디자인하는데만 해도 긴 시간이 걸렸다. 아직 많이 엉성하다.

프레시안 : 이렇게 긴 시간을 들여 블로깅에 투자하면 생활에는 지장이 없나? 이게 돈 될 일 같지는 않은데?

안치용 : 지금의 나는 일종의 '인디펜던트 인베스티게이티브 리포터(independent investigative reporter, 독립 탐사보도기자)'이다. 부동산과 한국 정치계의 비화를 전문적으로 탐사하는 프리랜서 기자랄까. 지난 1991년 한국의 한 지방지에서 언론인으로 일했다. 그 다음에는 모 방송사에서도 일한 바 있다.

사실 나는 그 동안 다른 언론과 인터뷰할 때 '그냥 재미동포로 알아달라'고만 했다. 내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을 옛 동료들이 알게 되면 그들에게 해가 갈까봐 걱정됐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제 한국의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나를 보도하면서 동포 사회에서도 알려지다 보니 본의 아니게 내 이력까지 말하게 됐다.

내 힘이 닿는 범위 내에서는 끝까지 이 일을 해 나갈 것이다. 내 적성에도 맞다.

"김형욱 실종 사건으로 탐사보도에 관심 갖게 돼"

프레시안 : 왜 이런 일을 그리 열심히 하나? 그냥 편히 살면 되지 않나?

안치용 : 내가 천상 이런 분야에 관심이 있다. 옛날 방송국에서 일할 때 자주 들던 생각이 '아, 내게 한 시간만 더 있으면 많은 사실을 밝혀낼 텐데'하는 안타까움이었다. 그래서 회사를 나온 후 진정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

내가 본격적으로 탐사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김형욱 실종사건이었다(편집자 : 그의 블로그에는 김형욱 실종사건에 관한 각종 의혹과 기록이 소상히 소개돼 있다). 다음 달이 되면 사건 발생 30년인데, 아직 실체적 진실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이 내용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움직이다보니 어느새 지금까지 오게 됐다.

프레시안 : 만일 한국에서 당신이 이런 일을 한다면 주변 사람들은 '누가 해코지하면 어쩌려느냐'고 걱정할 지도 모른다. 당신 가족들이 지금 하는 일을 반대하지 않나?

안치용 : 집사람은 제가 하는 일을 반대하지 않는다. 친구들도 마찬가지다. 물론 '조심하라'고 걱정해주는 사람도 있지만 절친한 선배들은 내 일에 도움을 주려고 한다. '이런 것도 고려해봐라', '네가 자랑스럽다'는 식이다.

프레시안 : 당신에게 이토록 열정을 불어넣는 근원이 궁금하다. 당신은 어떤 생각을 하며 한국 고위층의 투자(?) 행위를 건드렸나?

안치용 : 나는 이런 생각을 갖고 있다. '조금은 독해야 세상이 변한다. 단 내 생활이 허용하는 만큼만'.

내가 당장 어떤 행동을 취한다고 해서 세상이 쉽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내가 한 걸음이 아니라 10분의 1보라도 가면, 다른 사람이 나를 조금씩 밀어주면서 결국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세상이 조금은 나아지는 것 아니겠나.

프레시안 : 당신 자녀들이 당신처럼 돈도 되지 않고, 특별한 사례가 아니면 남들이 잘 알아주지도 않을 길을 가려 한다면 반대할 것 아닌가?

안치용 : 자녀들도 마찬가지다. 나를 키워준 사회에 대해 개인들은 뭔가 조금이라도 보답해야 한다. 제 아이들도 예외일 수 없다.

"100% 확인된 내용이 아니면 내가 곤란하지 않겠나"

프레시안 : 많은 누리꾼들이 당신의 블로그를 보고 감탄하고 있다. '언론사 50개를 모아도 못할 일을 당신이 혼자 하고 있다'는 한 누리꾼의 격려의 글이 인상적이었다. 대단한 일을 하고 있다고 스스로 생각하는가?

안치용 : 이 일은 그저 제가 해야 할 일일 뿐이다. 내가 하는 일에 공감을 하는 이가 많다면 더 많은 분들이 이 일에 도움을 또 줄 것이다. 그게 다다.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내가 이렇게 소위 말하는 '고위층'의 부동산 투기 내역을 알리면서 한국 사회에 분명 어떤 변화가 일어나리라 기대한다. 아마 내가 밝힌 그 사람들 대부분도 자신들의 신상에 관한 자료가 이렇게 쉽게 공개되리라곤 생각지 않았을 것이다.

이번 일을 통해 앞으로 미국의 부동산을 구입하려는 사람들, 투자목적을 가진 사람들도 결국 합법적인 과정을 거치게 되지 않겠나. 당장 어떤 변화를 기대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지도층이 보다 투명해지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

프레시안 : 앞으로 더 밝힐 사람이 남아 있나?

안치용 : 그렇다. 사람들의 기대수준이 점차 올라가고 있어 조금 당황스럽긴 하지만 많은 증거들을 아직 공개하지 못했다.

재벌가 사람들에 대한 자료가 더 남아 있다. 교수님들의 부동산 투자변호사 혹은 병원원장의 미국 부동산 투자 내역도 갖고 있다.

일부 누리꾼들은 나에 대한 오해를 갖고 있는 것 같다. 나는 내가 찾아보고 증거가 나오는 사례만 밝힐 뿐이다. 내가 올리는 모든 자료는 한국의 등기부등본까지 확인한 후 본인임이 확인된 사례들이다. 100% 증명이 되지 않은 자료를 공개하면 내가 곤란하지 않겠나.

/이대희 기자 메일보내기 필자의 다른글보기


난 뭐하고 있지... 부끄럽다. 행동하는 사람이 되어야 되지만, 정말 본받아야 될 사람은 언제나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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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