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문학자들은 그 동안 우주에 쏘아 올린 최첨단 관측 장비들을 통해 여러 외부은하에서 엄청난 규모의 폭발로 시공간이 산산조각 나는 것을 목격했습니다. 지구의 기준으로 표현한다면 이 폭발의 위력은 핵폭발의 1조의 세제곱에 해당합니다. 이것이 바로 아인슈타인이 일반 상대성 이론에서도 제안한 블랙홀이며 우리 은하 내에도 존재합니다. 우주에서 가장 거대하고 강력한 존재이지만 스스로 빛을 발하지는 않는 특별한 존재입니다.

빛조차 탈출하지 못하는 시공이 갇힌 곳

블랙홀은 밀도가 무한한 지점이며 시간과 공간이 그 자체에 갇힌 곳입니다. 또한 막대한 중력의 힘으로 빛조차 탈출하지 못합니다. 블랙홀에서의 시간과 공간은 마치 폭포의 강물처럼 심연으로 떨어지는 현상으로 비유될 수 있습니다. 강물이 폭포 아래로 떨어지는 것처럼 공간이 블랙홀 안으로 쏟아지는 것입니다. 블랙홀 주변의 물질은 블랙홀 중심으로 끌려가고 중심으로 다가갈수록 중력이 강해져 결국 어느 문턱에 이르면 영원히 빠져나올 수 없습니다.

적색 초거성에서 탄생하는 블랙홀

블랙홀은 적색 초거성이라는 거대한 별에서 탄생합니다. 그 별은 태양보다 10배 이상 무겁지만 훨씬 빠르게 타버립니다. 내부 온도는 엄청난 중력의 압력으로 섭씨 5억5천도로 치솟고 헬륨과 탄소가 융합해 산소, 규소, 황 등이 만들어집니다. 안정을 잃은 별은 내파하며 충격파가 방출되고 곧 짜부라지며 폭발해 초신성으로 변모하게 됩니다. 그 뒤로 지름이 16km에 불과한 중성자별이 남습니다. 이 중성자별의 밀도는 상상을 초월하여 1티스푼만 떼어 질량을 재도 수십 톤이 나갈 정도입니다. 결국 중성자별이 중력으로 짜부라지면, 검은 구멍 블랙홀이 탄생합니다.

은하계의 중심, 팽대부의 보이지 않는 괴물

은하에 중심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이제는 누구나 블랙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은하의 중심에는 많은 항성들이 궤도를 그리고 있는데 천문학자들은 블랙홀의 존재를 증명하기 위해서 주로 이 은하 중심의 항성들을 관찰합니다. 2002년, 천천히 움직이던 한 항성이 갑자기 블랙홀로 예측되는 지점에 근접하자 유(U)자 모양을 그리며 중력에 이끌려 빠르게 움직이는 것이 포착되었습니다. 이 항성은 어떤 거대한 물체를 돌아 지나간 것이 분명했습니다. 은하의 중심에 블랙홀이 있다는 놀라운 증거를 확보하게 된 것입니다.

블랙홀은 우주의 감초

블랙홀은 한때 우주의 괴물로 여겨졌지만, 블랙홀 또한 역동하는 우주의 산물이었습니다. 은하의 형성과 우주물질의 정착 과정에서 블랙홀은 아주 광범위한 범위에서 근원적인 역할을 합니다.  블랙홀은 은하를 형성하고 파괴하기도 합니다. 우리가 보는 우주의 모습을 만드는 것이 블랙홀입니다. 블랙홀을 은하에 던져 넣으면, 성운을 형성하고 항성들을 사방팔방으로 내 던집니다. 강력한 에너지를 내 뿜어 엄청난 공간을 불태웁니다. 블랙홀은 우주의 감초 같은 존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