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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상태 주식과 바닥친 국채사들여 대박

스탠스 2014. 12. 14. 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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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정 국제부 기자) 글로벌 자산운용회사인 프랭클린템플턴의 창립자인 존 템플턴은 항상 역발상 투자를 강조합니다. “투자를 하는 데 절호의 시점은 비관론이 정점에 달했을 때”라는 게 그의 논리였죠.


제2차 세계 대전에 발생했을 무렵으로 건너갑니다. 그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종목 중 주가가 1달러 미만인 종목의 주식을 구입했습니다. 그 중에는 파산 상태에 있던 34개 종목도 포함돼 있었습니다. 1945년 전쟁이 끝났습니다. 템플턴은 갖고 있던 주식을 모두 팔아 총 400%의 매각 이익을 챙겼습니다.


최근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이런 템플턴의 투자 이념을 계승한 사람이 바로 마이클 하젠스탑 프랭클린템플턴 수석부사장”이라고 보도했습니다. 그는 현재 프랭클린템플턴에서 1900억달러(약 209조4300억원)에 달하는 국채 운용을 맡고 있습니다. 온화한 말투와 침착한 성격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외부에 노출되거나 언론 인터뷰를 하는 것도 꺼려 합니다. 흔히 ‘채권왕’ 빌 그로스와 완전히 대조적인 인물로 불리죠. 운용 성적은 만만치 않습니다. 그가 운용하는 핵심 펀드는 최근 10년간 연 평균 8%의 수익을 올렸습니다. 국채에 투자하는 다른 글로벌 펀드의 평균 수익을 두 배 이상 웃도는 성적입니다.


그의 투자 스타일을 보면 템플턴과 비슷합니다. 일단 가격이 바닥인 국채를 대거 사들이는 식이죠. 2010년 이후 그는 우크라이나 국채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투자자가 보유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국채(발행 잔액 기준) 160억달러 정도입니다. 이 중 88억달러를 그가 투자했습니다. 올 4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서 전쟁이 발생했을 때 우크라이나 경제가 갖고 있는 성장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죠.


프랭클린템플턴은 이 밖에도 가나, 헝가리, 이라크, 아일랜드, 필리핀, 스리랑카, 우루과이 국채에 대해서도 글로벌 최대 기관투자가입니다.


성공한 투자 사례로는 아일랜드 국채를 꼽을 수 있습니다. 2011년 110억달러어치 아일랜드 국채를 사들였습니다. 당시 기관투자가들이 아일랜드 국채가 정크본드(투기등급 채권)로 격하된 상황이라 굉장히 싼 값에 사들였습니다. 그는 아일랜드가 장기적으로는 우수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풍부한 숙련 노동자가 많은 데다 그리스처럼 사회 불안 요소가 적은 점에 주목했죠. 판단은 맞아떨어졌습니다. 18개월이 지난 뒤 국채를 처분해 50% 이상의 투자 수익을 거뒀거든요.


그는 글로벌 채권 시장에서 돈을 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 책정이 잘못된 국채를 찾아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성장 잠재력이 충분하지만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고 있는 채권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죠. 그는 주가 지수, 글로벌 신용평가회사의 신용등급과 의견, 언론에 나오는 뉴스는 무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대신 스스로 데이터를 분석하고 경제 환경을 분석합니다. 여기저기 현장 방문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채권 투자를 위해 올 들어서만 25개 국가를 직접 방문했거든요. 장기적인 안목을 갖기 위해선 현장을 직접 가 보는 게 필수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랍니다.


그리고 펀드매니저들의 운용 실적을 평가할 때도 최소 3년 이상을 보라고 투자자들에게 요구합니다.


특정 국가의 국채를 집중적으로 투자하면서 해당 국가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비판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예컨대 우크라이나 국채의 경우 프랭클린템플턴이 상당 부분 투자를 맡고 있어 우크라이나 정치에 관여할 수 있다는 주장인 거죠. 재정이 불안한 국가는 기관투자가가 한꺼번에 국채를 팔았을 때 큰 충격을 받을 수 있거든요.


하지만 그는 이런 주장에 대해 “우리는 거시 경제 향방만 주목하는 경제학자일 뿐 정치에는 관심이 없다”고 반박하고 있지요.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완화하는 듯, 아닌 듯한 긴장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습니다. 국제 사회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받고 있는 주요 국가죠. 수년 후 혹은 수십년 후 프랭클린템플턴의 우크라이나 국채에 대한 집중 투자가 어떤 결과를 낳을 지 궁금해집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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