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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이노 칼럼2013. 8. 20.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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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67 [세이노의 돈과 인생] 접대를 받으면 추해진다

 

미국투자회사 칼라일그룹 서울사무소의 한국계 미국인직원이 서울에서 ”왕처럼 살고 있다”고 떠벌리는 이메일을 친구들에게 보낸 사건이 있었다. 그는 ”여러 은행의 임직원들로부터 거의 매일 골프와 저녁 술대접 등 향응을 받고 있다”고 했다. 그 기사를 읽었을 때 내게 제일 먼저 떠오른 생각; ”불쌍한 은행 임직원들….

 

내가 사업을 하면서 가장 싫어한 것이 술접대였다. 나는 좋아하지도 않는 동백아가씨 노래에 손뼉을 쳐야하고 신날 것도 없는데 춤도 추어야 하는 것이 싫었기 때문이다. 술잔을 머리 위에 터는 짓도 싫었고 부어라 마셔라 하는 짓도 싫었다. 사업을 하면서 그런 접대를 한 대상은 ”술한잔 사야 되지 않느냐”고 면박을 주는 높은 분들이었는데 지난 20여년간 예닐곱번은 된다. 내가 골프를 안배운 것도 귀찮은 일이 생길 것 같아서였다.

 

누군가가 내게 접대를 하겠다면 딱 잘라 거절했다. 어느 지점장에게는 나를 위한 접대비만큼 신용장수수료를 깎으라고 했다. 불시에 과다 접대를 받게되면 반드시 계산해 주었다.

 

나는 접대를 하는 사람보다 받는 사람이 더 나쁘다고 믿는다. 도대체 당신이 접대를 받는 이유는 무엇인가? 당신을 접대하는 사람이 당신에게 술을 사주고 심지어 2차까지 준비해 주는 이유를 당신은 모른다는 말인가? 상대방이 원하는 것은 당신하고의 돈독한 관계가 아니라 이득이다. 이득을 얻기 위한 ’얼굴익히기’이다. 그것을 ’인간관계의 개발’이라고 미화시키지 말라. 목적이 뻔한 향응을 받는 것이 무슨 인간관계이고 ’휴먼네트워크의 개발’이란 말인가. 술을 좋아한다고? 당신 돈으로 친구들과 마셔라. 진심어린 접대는 존경심에서 우러나오는 것이지 이득을 추구하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접대를 받는 당신이 공직에 있다면 이권을 팔아먹는 도둑이 된다. 당신이 의료계에 있다면 환자의 주머니를 후리는 것이며 법조계에 있다면 무전유죄를 조장하는 것이고 회사의 임직원이라면 회사돈을 훔치는 것이며 언론계에 있다면 스스로 사이비가 되겠다는 뜻이고 교육계에 있다면 위선의 탈을 쓴 것이며 예술계에 있다면 협잡꾼에 지나지 않는다. 부끄러운줄 알아라. 젊었을 때 세상을 더럽다고 욕하고 침뱉던 당신 자신은 도대체 어디로 사라져 버렸는가.

 

룸살롱 아가씨들에게 물어보라. 그곳에서 ”제일 개같이 행동하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이 사회에서 존경받는 직업들은 다 나올 것이다. 하나 더 물어 보라. 그곳에서 제일 불쌍하게 보이는 사람들이 누구냐고. 접대하는 사람들이라고 할 것이다.

 

힘센 자리에 있을 때 접대받는 것이 뭐 나쁘냐고? 당신이 그 자리만 떠나면 개도 당신을 안쳐다볼 것이다. 세상은 요령껏 살아야 한다고? 향응을 받고 멀쩡한 사람을 불쌍하게 만드는 것이 당신 요령인가? 꼭 저녁을 함께 해야할 관계라고? 밥만 먹고 일찍 헤어져라. 상대방이, 아마도 그 가족까지도, 두고두고 고마워할 것이다.

 

 


 

 위에 나오는 여러가지 것들은 나와 거리가 먼 내용이다. 그리고 미래에도 멀리하고 또 혐오해야 할 대상이기도 하다. 물론 혐오라는 것은 다른 사람이 접대나 향응을 제공받는다고 해서 내가 나서서 비난하는 것이 아닌 우선 나부터 이러한 고정관념(Strereo Type) 이나 편견(Prejudice)으로 부터 자유로워 져야되는 의미에 혐오다. 최근 나에게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모른다. 그러나 술, 담배, 그리고 이해관계에 놓인 사람관계 들은 사람의 감정에 있어서 크게 기대하게 하거나 흥분시킨다. 술을 먹는다고 상황이 바뀌는 것이 아닌 말 처럼 감정이라는 것 자체는 자신을 변화시킬 수 있지만 역설적으로 아무런 변화를 가져오지 않을 수도 있다.

 

 더군다나 아무리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일지라도 향흥과 접대에 깊숙히 빠지면 사람이 가지는 기본적 행동양식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어쩌면 룸쌀롱 아가씨들 가난한 부랑자들의 눈에 비치는 고결한 척 하는 사람들의 진면목이 본질을 꿰뚫어보는 것일 수도 있다.

 

 외도를 자랑으로 여기는 정치인, 고객의 돈을 야금야금 갉아먹는 펀드운용자, 서민들을 호도하는 언론인... 결국 그 사람들은 지금 우리가 숨을 쉬고 있는 삶이 단지 자아가 느끼는 감정에 의해 좌우되는 불쌍한 갈대일지 모른다. 소유와 물질을 가질 수록 존재의 당위성은 위협을 받는다. 정말 세월이 지나 존경을 받고 되돌아 보게 되는 인물은 너무나 똑똑하고 현명한 사람이전에 자기가 느끼는 감정이 아닌 세상의 모든 관계가 열려있어 자신의 욕심을 대신해 주위사람, 한국가를 위해 성찰하고 행동한 사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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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