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말이면 황금알을 1개씩 낳는 거위가 한 마리 있다고 치자. 어떤 사람이 이 거위를 황금알을 낳기 직전과 낳은 직후에 사려 한다면 지불해야 하는 가격이 똑같을까? 거위와 황금알을 묶어서 판다면 몰라도 아마 황금알을 낳기 직전의 거위가 더 비쌀 것이다. 이미 황금알을 낳아버린 거위는 한 달을 기다려야 또 알을 낳기 때문이다.
주식투자에 있어 배당락(配當落)이라는 말은 황금알을 이미 낳아버린 거위 값이 일시적으로 떨어지는 이유를 떠올리면 이해하기가 한결 쉽다. 어떤 기업의 주식에 투자한 사람은 매년 한차례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의 전부나 일부를 배당금으로 받을 수 있다. 어떤 사람이 삼성전자 주식을 계속 보유하고 있다면 매년 삼성전자의 순이익 중 배당금을 주식 숫자에 비례해 챙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기업입장에선 주주들에게 배당을 하고 나면 그 직후에는 회사가 가지고 있는 현금이 그만큼 줄어든다. 기업의 자산이 배당만큼 감소하면 그 가치, 즉 주가도 떨어지는 것은 당연한 셈이다. 이게 바로 배당락의 효과다. 배당락은 배당을 현금 대신 주식으로 하는 경우를 지칭하기도 한다. 전체 주식숫자가 늘어나는 만큼 1주당 가격이 인위적으로 낮아지는 것은 물론이다.
회사가 배당을 하면, 주가가 떨어진다
일반 투자자에게 친근한 배당락은 현금배당을 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나타난다. 이 경우 배당락은 배당기준일이 지나 배당금을 받을 권리가 없어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배당락의 원리를 이해하려면 먼저 기업이 언제 `황금알을 낳는지', 즉 언제를 기준으로 배당에 나서는지 살펴봐야 한다.
시장에서 주식이 거래되는 회사는 일반적으로 사업연도가 끝나면 결산을 하고 주주들에게 배당금을 나눠주는 절차를 밟는다. 따라서 배당을 받을 권리는 사업연도가 끝나는 날을 기준으로 주식을 가진 주주들에게 한정된다. 회사는 이를 철저히 가리기 위해 사업연도 최종일을 권리확정일로 하고 그 다음날부터 주주총회 종료일까지 주주명부를 폐쇄한다. 전문용어로 `명의개서'가 금지되는데 쉽게 말해 주주명부의 명단을 바꿔 쓸 수 없다는 얘기다. 명의개서는 주식을 사들인 사람이 회사에 대해 주주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자기 이름과 주소를 명부에 적는 법률행위를 가리킨다.
기업의 사업연도가 끝나는 시기, 즉 결산 시점은 다양하지만 우리나라에는 12월말을 기준하는 기업이 많다. 12월말 결산법인이라면 12월 31일 주주명부에 올라있는 주주들이 배당을 받는다. 유의할 점은 주식을 산 다음 대금결제까지 3거래일의 시간이 걸린다는 점이다. 따라서 12월 31일에 주식을 사면 배당은 받을 수 없다. 결제 자체가 결산일이 아닌 그 다음해에 이뤄져 명의도 이전되지 않는 까닭이다. 따라서 주식을 사도 배당을 받을 수 없는 최종적인 날짜는 사업연도 마지막 날의 전날이 된다. 주식투자 용어로는 이 날을 배당락일(ex-dividend date)이라고 부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