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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8.20 경제학 트렌드 변화
  2. 2012.01.06 의식의 변화 네이버 캐스트
배움블로그2013. 8. 20.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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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과학에 의한 사회과학, 특히 경제학의 변화 추세:

  신고전경제학 -> 행동경제학 -> 인지경제학


1. 신고전경제학의 문제점


전통적으로 경제학의 주류는 신고전경제학이다. 이 패러다임에서는 경제적 행위를 하는 개개인이 경제적 선호 및 선택과 결정에서 자신에게 돌아오는 경제적 효용성을 극대화하여 합리적으로 결정하여 선택하는 존재 (rational economic agents)라는 대 전제 위에서 세워져 있다. 고전적 경제학 이론틀은

1. 동기적 측면에서 인간은 자기이익을 추구하는 존재이며

  2. 이성적 측면에서  인간은 합리적 사고를 하는 존재라는 기본 전제

위에서 출발하였다. 그런데, 이러한 경제학의 주류 패러다임인 신고전경제학은 다음과 같은 잘못을 범하여 왔다.


1. 현상의 복잡성 수준에 따라 다른 설명, 다른 접근이 적용되어야 한다는 과학철학의 입장을 무시하고 하나의 접근에 의하여 현상을 설명, 기술하려함. 설명적 다원주의가 복잡한 현상의 설명의 기본 원리인데 경제현상을 단일한 orthodx 이론틀에 의해 모두를 접근, 기술하려함

2. 과학적인 학문이 되기 위하여 모범으로 채택한 물리학을 닮으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physics envy), “과학적 = 수학적” 이라는 단순 사고를 적용하여 과학철학적 기초가 잘못됨. 수학은 현상을 기술하는 도구이지 그 자체가 목표가 되고 틀이 되는 것은 과학철학적 기초가 박약한 것을 드러내는 것임

3. 경제학에서 경제행동을 플라톤적인 인간상에 바탕하여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최적화하는 방향으로 합리적으로 사고하고 결정하는, 합리적 이성적 존재로서 인간을 간주하는 오류를 범하여, 인간의 이성적 본질이 논리적 합리성 원리 보다는 제한된 합리성의 원리를 따른다는 실제 현실을 무시함.

-- 반면 70년대 노벨경제학 수상자 인지과학자 H. Simon은 인간이 (논리적) 합리적  이성적 존재가 아니라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의 휴리스틱스적 사고의  존재임을 이론적으로 제시하였고, 2002년에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인지심리학자 D. Kahneman 교수는 판단과  선택 및 의사결정 상황에서 인간이 여러 가지 휴리스틱스를 (논리적 합리성이 아니 라 실용적합리성)에 의존하며 다양한 인지적 착각 (Cognitive illusion)과 편향에  의해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임을 20여년에 걸친 실험 결과를 통하여 보여줌.

- 또한 20세기 말에 인지신경심리학자들은 인간의 각종 논리적 판단, 선택, 의사결정 등 의 사고에 감정(정서와 동기) 요인이 항상 개입되어 있어서, 순수한 이성적 사고가  찾기 힘들음을 보임


  종합한다면, 경제행위는 인간이라는 생물적 존재가 사회적, 심리적, 문화적, 역사적 맥락과 상호작용에 의해 이루어지는 복잡한 행동인데, 전통적 경제학은 이러한 측면을 무시 내지 소홀히 하거나 단순 추상화하여 수리적 모델 중심으로만 접근하려 하였다고 비판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점을 지니고 있는 신고전적 경제학의 전통에 대하여, 특히 합리적으로 개인의 기대효용성을 극대화하는 경제인("Homo Economicus") 가정 개념을 비판하며, 심리학, 인지과학의 실험결과 및 이론을 연결하며 등장한 것이 행동경제학이다,


2. 행동경제학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인지심리학 교수 D. Kahneman 등의 연구에 의하면 이러한 '효용성을 극대화하는 합리적 결정자로서의 경제인' 이라는 경제학의 대 전제는 참이 아니다. 인지과학이 여러 실험 증거에 의하여 밝혀 놓은 경험적 현실과는 배치되는 것이다. 따라서 인지과학의 연구 결과는 전통적 경제학이 서있는 기본 가정의 타당성에 강력한 회의를 제기하였다.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한 일부 진보적 경제학자들에 의해 행동경제학이라는 분야가 형성되었고, 인지과학의 경험적 증거와 이론적 관점을 경제학과 연결시킨 소수의 학자들의 계속된 노력으로 점차 경제학에서 ‘행동경제학’의 분야가 확산되며 자리를 잡기 시작하였다. 이 행동경제학의 입장에 의하면,  그동안 경제행위를 행하는 인간 본연의 인지적, 동기적, 사회적 특성을 무시하고, 합리적 결정자로서만 개념화하였던 경제학이 이제 그 패러다임을 수정하여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의 요구는 고전적 경제학 전통에 의하여 강하게 저항을 받고 있다.

이러한 경제학 내의 고전적 전통의 강한 저항을 보다 못한 프랑스 대학의 경제학 전공학생들이 2000년에 공개적으로 이에 항의하였고, 일부 진보적 성향의 경제학 교수들의 공개적 호응을 얻었다. 그래도 변화하지 않는 경제학계의 전통에 항의하기 위하여 2001년에 케임브릿지대학의 경제학 박사과정 학생들의 마찬가지로 변화를 위한 공개적 청원을 하였다. 유럽의 다른 나라에서도 비슷한 지지가 있었다. 같은 해에 세계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미국 캔사스시에 모이어서, ‘경제학은 변화되어야 한다’는 집단적 이의 제기 공개서한을 발표 하였고, 2003년에 하바드대의 경제학 전공 학생들이 ‘제발 이런 경제학을 가르치지 말아 달라’는 공개적 청원을 하게 되었다. 이러한 흐름에 동조하는 각국의 진보적 경제학자들이 연결되어서 PAE (Post-Autistic Economics; 자폐적 경제학을 넘어서)라는 조직을 결성하였고 경제학 내에서의 “sanity, humanity and science”를 회복하자는 구호를 내걸었다. (이러한 움직임들에 대한 요약은 www.paecon.net 의 자료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행동경제학 관련 자료는 이미 http://cogpsy.skku.ac.kr/study.html/ 에 몇 차례 올림 ).

이러한 측면들을 고려한다면, 종래의 정통적 신고전주의 경제학이 강조한 바, 즉 물리학을 본받으려하고, 수리적 모델링을 유일한 방법론적 접근틀로 형성하여온, 그리고 경제행위를 행하는 인간 개인의 실제적 특성, 인간사회의 작동특성을 무시하고, 경제적 행위를 하는 사람들을 합리적 행위자로 전제하고 전개된 신고전주의 경제학은 추상적 이론을 전개하는 학문이 아니라 경험적 과학으로서 정립되려면 인지과학을 연결한 경험적 증거 중심으로 전개된 행동경제학에 의하여 보완되어 재구성되어야 한다.

그런데  하바드대 매거진에서 2003년에 이미 언급된 바와 같이 '행동경제학'이란 이름은 잘못 붙여진 이름이다. 80년대 초에 행동경제학을 추진하던 학자들이 강한 고전적 경제학의 전통을 수정하는 생각을 제기하면서 ‘충분히 용감하지 못하였던 것이 (*하바드대 매거진 글 참조). 행동경제학이 아니라 '인지경제학' 이라고 불려졌어야 한다.

 

3. 인지경제학


  행동경제학에서 한발 더 나간다면 인지경제학을 추구하여야 한다. 지난 20여년간 유럽에서는 오스트리아경제학파 등을 핵으로 하여 ‘인지경제학’이 인간의 경제적 의사결정 등을 주요 연구주제로 하여 발전되어 왔고, 지금에는 개인, 조직 내에서의 경제관련 지식구조의 생성, 학습, 적용, 변화와 관련하여 빠르게 발전하고 있고 점차 세를 확장하고 있다. 인지경제학은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사회적 에이젼트(개개인)의 인지적 능력, 인지적 과정, 그리고 그들의 지식, 신념, 욕망, 의도 등에 바탕하여 경제체제를 연구하는 분야이다. 인지경제학은 기존 경제학이론의 전통적 가정들, - 합리성이나 균형(rationality and equilibrium) 등과 같은 가정들 -에 대하여 회의를 제시하며, 경제학을 기존 경제학같은 규준적 학문이 아닌, 실험과학으로 추구하여 형성되어진 학문 분야이다.


“The cognitive science, having emerged in the second half of the twentieth century, are recently experiencing a spectacular renewal, which cannot leave unaffected any discipline that dals with human behavior.”

 - E. Krecke & C. Krecke (2007). Introduction to a cognitive methodology in economics. In E. Krecke, C. Krecke. & R. Koppl. “Cognition and Economics: Advances in Austrian Economics (V. 9). Elsevier. (p. 1.) -


“Cognition and psychology have become central issues in economics. While this interest represents a radical change in economic theory … The nexus of economics, cognition, and psychology has become a matter of interest to many contemporary (경제학) researchers.

 - W. N. Butos, & R. G. Kopl (2007). Does the SENSORY ORDER have a useful economic future? In E. Krecke & C. Krecke  (p. 19)


"As economics breaks out of the yoke of the narrow rational choice framework (신고전경제학), its relations to the cognitive sciences become more and more apparent. Under the influence of evolutionary ideas, the frontiers between economics, psychology, and biology are progressively blurred."

-E. Krecke & C. Krecke (2007). In "Cognition and Economics: Advances in Austrian Economics (V. 9). Elsevier. (p. 7.)


“… the importance of cognitive turn in economics. Such a turn, however, cannot be developed as a superficial transfer of concepts and models. We must first understand what it is that profoundly unite cognitive science and economics.”

- Paul Bourgine (2004). In “Cognitive Economics: An Interdisciplinary Approach”. (p. 10-11)


행동경제학 vs. 인지경제학의 공통점과 차이 (Bourgine (2004). 인지경제학: 학제적 접근).


1. [공통점]:

-경제학은 암묵적으로 심리학에 바탕하고 있다.

-신고전경제학의 기본 가정(합리성, 선택에 관한)의 비 실제성/ 문제점 인정

-인간 인지 능력, 의지력, 이기심의 한계성 인정하도록 경제학의 기본 가정을 현실화, 단순화

2. [차이점]:  

1. 행동경제학: 표준적 모델의 일반화에 의해 모델 구성

   인지경제학: 표준적 모델에서의 상당한 이탈을 용인

2. 행동경제학: 심리학적, 인지적 요소, 모델의 도입은 기존 경제학을 ‘개선’한 조처. 이론의 최종 검증은 경험적 테스트에 의해 이루어짐

   인지경제학: 경험적 검증성을 다소 희생하더라도 인지에 대한 가능성 있는(plausible) 모델을 강조; 현상 실제를 설명하기보다는 현상의 가능성을 보이는데 목표가 있음. 개인, 개인간, 조직, 조직간, 개인-조직 상호작용의 현실장면에서 경제와 관련된 지식(구조)의 생성과 적용의 이해가 경제의 이해에 가장 중요한 요소.


 이 인지과학적 관점에 서있는 경제학자들(인지경제학자들)의 중심 물음은, 인간이 어떻게 상황과 경험에서 배우며(학습하며), 신념과 선호를 수정하여 경제학이론에서 논하는 그러한 의사결정과 선택을 하는가 에 대한 것뿐만 아니라, 왜 사람들이 불확실성 상황 하에서 나름대로의 자신의 이론/생각/관점을 이루어내며 이러한 생각, 관점, 이론이(학문적 이론이 아니라 상황에 대한 가설적 주관적 생각) 사람들 사이에 퍼지거나 그러다가 사라지거나 하는가, 그리고 사람들은 그러한 지식, 생각, 관점을 왜 믿고 그에 따라 행동을 하는가 하는 문제들도 포함된다.

최근의 오스트리아경제학파 그룹의 연구에 의하면 (Cognition and Economis, 2007, Elsevier) 이제 경제학자들은 80년대의 판단과 결정에서의 비합리성을 보여주었던 인지과학 연구를 경제학에 도입함을 넘어서서, 인지과학의 최첨단 이론을 도입한 경제학 이론과 연구를 진행시키고 있다. 3.4절에서 설명한 바 있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ion, Extended Cognition)' 와 같은 최신의 인지과학적 개념, 관점이 경제학에 적용되어서 유럽 경제학계의 거장이었던 Hayek의 이론과 연결되어지고, 경제체제 내에서의 개인이나, 조직의 학습, 변화 등을 설명하는 틀로서 적용되고 있다.

[예: Nooteboom 등의 경제적 조직, 기관의 작동 특성에 대한 embodied cognition model]

또한 P. Mirowski 등을 위시하여 경제학과, 물리학(사회물리학), 인지과학을 연결하여 경제학 이론을 재구성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외에도 다른 사회과학 분야와 경제학, 인지과학, 진화사회-심리-생물학이 연결되어서 경제체계 내에서의 지식의 전달과 이해와 변화와 사회적 인간-조직의 상호작용과 경제행위를 연결하여 경제행위와 경제체계를 이해하려는 새로운 학제적 종합적 움직임 등이 있다.

  

  이제, 경제학은 전통적 신고전주의 경제학이라는 ‘자폐적 경제학’을 넘어선 경제학으로 거듭나야 한다. 경제학의 연구 대상인 인간의 경제행위(개인, 개인간, 조직, 조직간)를 현실과 괴리되지 않게 제대로 이해, 설명, 예측하려 한다면, 경험적 science가 되려 한다면, 경제학은 심리학, 인지과학, 여러 사회과학, 그리고 생물학(신경과학), 문화과학, 생태학 등과 연결되고 재구성되어야 한다.

  경제행위는 인간이라는 동물이 뇌라는 신경기관을 사용하여 이루어낸 행위이기에 경제학에 생물학적, 신경과학적 접근이 도입되어야 하며(->신경경제학),/ 경제 행위는 인간이 오랜 진화 역사를 통하여 발달하면서 발전시킨 인공물 체계이기에, 진화적으로 (->진화생물학, 진화심리학, 진화사회학 등) 접근하여야 하며(->진화(발달) 경제학), / 경제는 인간이 인간의 인지적 판단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며, 인간사회집단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집단이기 이전의 개인의 심리/행동 원리에 기초하여야 하므로, -> 인지심리학, 인지과학이, 그리고 동기/정서 심리학, 인지사회심리학 등의 연결이 이루어져야 하고, / 경제행위는 사회적 행위이기에 -> 사회과학적 이론틀에 의하여 기술, 설명되어야 한다. 경제의 사회적 이론 틀이 있어야 하며, 문화와 경제, 정치와 경제, 법과 경제 등의 주제가 경제학의 주요 주제로 다루어져야 한다. 또한 경제행위는 각종의 생태 환경이라는 맥락 내에서 이루어지는 것이기에 생태적 경제 이론이 전개되어야 한다.

  

경제학은 다원적 설명수준에서 접근되어야 한다. 경제학은 더 이상 단일혈통의 배타적 단일학문일 수 없다. 경제학은 여러 학문들이 수렴되어 연결된 학제적 학문이어야 한다. 경제학이 설명하고자 하는 현상 자체가 그러한 다원적 복잡계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전통적 경제학 접근에 이의를 제기하는 경제학자들이 중심이 되어 펴낸 책에 의하면,

- Economic activity depends, in varying degrees, on its surroundings: on natural resources, law, culture, experience, know-how, mutual trust or distrust, and so on. It is part of life as a whole. ... Hence....(그래서 대학생들이여).. Dont' let the boundaries of your 대학의 economic curriculum - or any other social science - blind you to that inter-dependence.

- (Fullbrook, E. (2004). What's Wrong with Economics. London: Anthem Press. p. 20),


"... 경제학이란 학문은 is in the process of re-inventing itself. ...전통적 신고전경제학은 이제는 gradually being outflanked. ... 문제는 대학의 경제학교수들이 are not sufficiently aware of developments in their own subject. 일반적으로 경제학 교육은 lags far behind the advances and developments which have taken place."

 (Fullbrook, E. (2004). What's Wrong with Economics. London: Anthem Press. p. 4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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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
배움블로그2012. 1. 6. 0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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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학, 화학, 생물학 같은 자연과학은 관찰 가능한 객관적 대상을 탐구한다. 과학으로서의 심리학도 마찬가지로 대뇌와 마음의 활동, 작용, 행동과 같은 객관적 대상을 탐구한다. 하지만 이러한 탐구만으로 심리학을 생각하기에는 뭔가 허전하다는, 뭔가 중심적인 탐구의 주제가 빠져 있다는 인상을 떨칠 수가 없다. 그것은 바로 우리, 사람의 ‘주관적인 의식’이 빠졌기 때문일 것이다. 특정한 한 시점에서의 자신과 타인을 포함한 이 세상에 대한 주관적인 경험 상태라는 의미에서의 의식의 내용, 작용, 변화의 과정이, 어찌 보면 나 자신과 타인의 마음을 이해하는데 필수적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과학으로서의 심리학을 출발시킨 분트는 심리학이 의식을 분석하는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자연과학에서 물질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를 찾아내듯이, 마음과 의식 경험을 구성하는 기본 요소를 분석해 내는 내성법(introspection)을 사용하였다고 한다. 예를 들어, 어떤 색깔을 보거나 소리를 듣고, 자신의 의식 내용을 스스로 관찰하며 순수한 감각 경험과 이와 연합된 느낌을 보고하도록 하는 것이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의식적 경험의 기본 구조를 밝혀내고자 했다. 탐구의 목표는 야심찬 것이었지만, 과연 이러한 자신의 의식 들여다보기만으로, 그리고 이를 언어적으로 표출하는 것만으로 의식의 본질에 접근하고 과학적인 탐구가 가능할지 회의 할 수 있다. 사실 분트 이후의 심리학도들도 같은 문제에 당면하고 아예 심리학적 주제에서 의식을 제외하기도 하였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혹은 우리 삶의 질을 증진하는 한 방법으로, 의식적인 생각이 없어지게 하거나, 

어떤 모양이나 소리, 혹은 호흡에 집중하는 기법이 소개되고 공유되고 있다. <출처: gettyimages>

 

 

의식 자체에 대한 탐구보다, 어떤 조건이나 상황에서 의식의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지를 관찰하는 것이 의식의 본질을 탐구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다. 주관적인 자의식이 없어지는 것 같은 수면 상태, 수면에 빠지며 전혀 다른 의식의 세계로 떨어지는 꿈 경험, 약물이나 최면에  따른 의식의 변화, 명상이나 종교적 경험에 의한 변화 등이 예가 될 것이다. 이번 글에서는 명상에 대해 최근 연구를 살펴보자.

 

 

명상이라는 의식 변화

최근 들어 불교나 요가의 명상이나 혹은 마음챙김(mindfulness)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스트레스를 극복하는 방법으로 혹은 우리 삶의 질을 증진하는 한 방법으로, 의식적인 생각이 없어지게 하거나, 어떤 모양이나 소리, 혹은 호흡에 집중하는 기법이 소개되고 공유되고 있다. 필자도 학생들에게 일상생활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명상을 적극적으로 권하고 있다. 독자 여러분도 시도해 보길 바란다. 우선 조용한 장소와 편안한 자리를 찾아 편하게 앉는다. 그리고 가능한 모든 몸 부위의 긴장이나 경직을 풀도록 한다. 잘 되지 않으면 반대로 힘을 세게 주었다가 풀면 된다. 즉 손이나 팔에 힘을 잔뜩 주었다가 서서히 풀면 된다. 그리고 눈은 감고, 배로 크게 일정하게 호흡을 한다. 그리고 자신의 의식을 즉, 주의를 자신의 호흡에 집중한다. 딴 상념이나 생각이 떠오르면 좇아가면 안 된다. 그렇다고 의식적으로 모든 생각을 쫓아내려고 하지 않는다. 항상 주의를 자신의 호흡에 되돌리려고만 하면 된다. 이렇게 10여분 하다가 보면 잠시 잠에 떨어 질 수도 있다. 불교 수련에서는 잠에 빠지면 안 된다고 하지만 우리들은 그렇게까지 엄격할 필요는 없다. 필자도 걱정거리가 있을 때, 일에 집중할 수 없을 때, 피곤할 때 종종 이 방식으로 명상을 하다가 잠시 낮잠에 빠졌다가 깨어난다. 사실 본격적인 명상이라고 하기에는 모자라고 일종의 낮잠 자기일 수 있지만 말이다. 여하튼 하고나면 정신도 맑아지고 다시 힘도 생기는듯한 느낌은 확실한 것 같다.


최근 들어 불교나 요가의 명상이나 혹은 마음챙김(mindfulness)에 관심이 많아지고 있다.
<출처: gettyimages>

 

독자들도 이미 알고 있듯이, 이러한 명상이 건강과 수행을 증진시키며, 면역 기능을 좋게 하며, 혈압을 낮추고, 여러 인지 기능을 좋게 한다는 연구 결과들이 나오고 있기에 그 긍정적인 효과에 대해서는 반론의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의식의 변화라는 측면에서의 명상 경험을 이해하고자 하는 심리학도에게는 그 구체적인 변화의 기제 혹은 명상 경험의 구성성분들이 여전히 궁금증으로 남아 있게 된다.

 

최근 발표된 논문에서 홀젤(Holzel)과 동료들은, 명상과 관련된 여러 연구들을 종합하고 묶어 명상에 관한 커다란 그림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이들은 명상이 어떤 단일 기술이 아니며, 여러 기제들을 포괄하는 다면적인 심성 훈련이라고 주장한다. 그리고 마음챙김 명상의 효과를 설명할 수 있는 네 가지 구성성분, 즉 주의 제어(attention regulation), 몸 자각(body awareness), 정서 제어(emotion regulation), 자아감(sense of self)을 구분하고 있다. 각 기제가 다음 표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마음 챙김의 4가지 구성성분

 

 

물론 이 네 가지가 이론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명상 경험의 구성성분이지만 그 작용은 서로 얽혀 일어난다. 예를 들어 주의 제어의 증가가 직접적으로 우리의 생리적 상태에 관한 자각을 촉진 할 수 있고, 높아진 신체 자각으로 자신이 경험하는 정서를 쉽게 알아채도록 도와 줄 수 있다. 그리고 한 가지 확실히 해야 할 것은 명상은 훈련과 연습을 필요로 하며, 이를 통해 긍정적인 신체적, 행동적, 대뇌 변화가 일어난다는 점이다. 앞에서 필자가 권했던 명상법은 위의 네 구성성분 중 주의 제어와 신체에 대한 자각만을 포함하고 있다. 보다 세련된 명상 기법을 독자들도 체득하여 자신의 삶에 활용하길 바란다.

 

 

참고문헌
Holzel, B. K., Lazar, S. W., Gard, Schman-Olver, Z., Vago, D., Ott, U.(2011). How Does Mindfulness Meditation Work? Proposing Mechanisms of Action From a Conceptual and neural perspective. Perspectives on Psychological Science,6,537-559.

 

 

 

 김영진 /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심리학 석사학위를 받고 미국 켄트주립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로 있으며 [인지공학심리학:인간-시스템 상호작용의 이해], [언어심리학], [인지심리학], [현대심리학개론] 등의 저작이 있다.

발행일  2012.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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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