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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7.16 경제학 주요개념 - 대공황 출처 : 네이버 캐스트
My way2011. 7. 16. 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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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9년에 시작되어 1939년까지 세계적으로 지속된 경제의 하강국면을 대공황(Great Depression)이라고 한다. 대공황은 산업화된 서방국가들이 경험한 가장 길고 심한 공황이다. 대공황의 발단은 미국이었으나 지구상의 모든 국가들이 생산의 위축과 가혹한 실업, 그리고 심각한 수준의 디플레이션을 경험했다.

대공황의 참담함을 잘 나타내는 통계는 실업률이다. 미국의 경우 실업률은 1929년의 경우 3% 수준이었으나 공황의 수렁이가 깊었던 1933년에는 25%이었다. 1933년 농업부문을 제외한 실업률은 무려 37%에 이르렀다. 도시에서 일자리를 찾지 못한 사람이 세 명 가운데 한 명이었으니 그 경제적인 참상은 이루 말할 수 없는 처참한 지경이었다.

아무도 예측 못한 대공황


대공황은 아무도 예측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 정치가 기업가들은 미국경제가 대공황이 시작된 1929년 초반에도 “번영의 대로”에 올라가 있다고 믿고 있었다. 예일대학교의 경제학 교수인 피셔(Irving Fisher)는 1929년 “미국은 견고한 번영의 길에서 전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1928년 대통령 당선자인 후버(Herbert Hoover)는 대통령 후보를 수락하는 연설에서 “미국의 번영은 무한히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GM자동차의 최고경영자였던 라스코브(John J. Raskob)는 Ladies Home Journal에 게재한 글(“Everyone ought to be rich”)에서 누구나 주식시장에 주당 15달러를 투자하면 부자가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시 미국 노동자의 평균 주급은 17~22 달러 수준이었다. 번 돈으로 먹고 살아야 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부자가 되고 싶어도 주당 15달러의 주식투자는 불가능한 얘기였다.

1929년 1월 1일자 뉴욕 타임스의 사설은 “미국은 지난 12개월 동안 유사 이래의 최고의 번영을 구가했다. 과거에 근거해서 미래를 예측한다면 새해는 축복과 희망의 해가 될 것이다”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경기가 호황의 끝에 이르면 침체가 시작될 수 있다는 경기순환의 법칙을 몰랐던 모양이다.

경제의 장미 빛 전망이 널리 퍼졌던 이유는 당시의 주식시장이 엄청난 호황을 구가했기 때문이다. 주가가 고점이었던 1929년의 주가는 저점이었던 1921년에 비해 무려 4배나 상승했었다. 확장기의 경기로 인해 기업은 높은 이윤을 낼 수 있었고, 이에 따라 주식배당금은 상승했었기 때문에 주식투자는 인기가 높았다. 고임금 혜택으로 노동자는 저축할 수 있는 여력이 생겼으며, 저축된 자금은 주식에 투자 되었다. 정부의 통화 공급 확대에 따른 낮은 이자율로 인하여 소비자는 은행에서 빌린 돈으로 자동차나 주택의 구매뿐만 아니라 주식투자에도 지출했다. 정부의 주식시장에 대한 규제는 거의 없었다.


1928년 대통령 당선자 후버(Herbert Hoover). <출처:Wikipedia>

주식시장의 대붕괴


1929년 9월에 접어들면서 주식시장이 출렁대기 시작했다. 투자분석가와 주식브로커들은 주식시장의 요동을 ‘일시적인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투자자들을 안심시켰다. 이미 생산한 상품의 판매는 저조했고 이미 완공된 공장의 판매도 지연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여전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자율적으로 조정되는 시장경제’를 주장했고, 일반 사람들은 이를 신봉하고 있었다. 그러나 시장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은 그리 오래가지 못했다.

Dow Jones Industrial, 1928–1930

출렁거리던 주식시장에 투매 현상이 발생했다. 1929년 10월 24일 목요일에 주가는 폭락하고 시장은 얼어붙었다. ‘암흑의 목요일(Black Thursday)’이었다. 미국 최고의 은행가인 모건(J. P. Morgan)이 시장의 패닉을 진정시키기 위해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다. 다음 날인 금요일에 모건 금융제국(House of Morgan)의 주식 매입으로 시장은 어느 정도 진정되는 기미를 보이기 시작했다. 그러나 주말에 증시의 다른 큰 손들이 보유한 매물을 시장에 내놓기로 결정하고 월요일에 시장에 투매를 시작했다. 순식간에 주식시장은 요동치고, 화요일인 10월 29일에 주식시장은 붕괴되었다. ‘암흑의 화요일(Black Tuesday)’이라는 이름의 주식시장 대붕괴(Great Crash)이다. 주식시장의 대붕괴가 시작된 10월 29일부터 11월 13일 사이의 2주 동안에 증시에서 소멸된 주식가치는 당시 돈으로 무려 300억 달러이다. 제1차 세계대전에 미국이 지출한 전비에 해당되는 금액이라고 한다.

주식시장의 대붕괴가 대공황으로 이어지다


주식시장에서의 재앙은 실물부문에도 지대한 타격을 가했다. 주식시장의 붕괴로 인하여 총수요가 현저하게 감소했다. 소비자의 내구소비재 구입이나 기업의 신규투자는 현저하게 위축됐다. 금융위기에 따른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현저하게 증폭되었기 때문이다. 비록 주가 폭락으로 인한 부의 감소가 상대적으로 그리 크지 않다 할지라도 소비자들이 느끼는 불안함은 소비지출을 위축시킨다. 실제로 주식시장의 대붕괴와 대공황과는 별개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주식시장의 대붕괴가 생산과 고용의 감소를 초래한 것이다.

총수요의 감소를 더욱 악화시킨 요인은 1930년 가을에 발생한 예금 대량인출(bank-run)사태이다. 예금 대량인출은 은행의 지급능력에 대한 불신이 확대 되면서 예금자들이 대거 예금을 현금으로 인출하고자 하는 사태이다. 일시에 예금인출 요구에 접하게 되면 건전한 재무 상태를 유지하는 은행조차도 파산에 직면하게 된다. 미국은 1930년 가을, 1931년 봄과 가을, 1932년 가을의 네 차례에 걸쳐 예금 대량인출 위기를 겪게 되었다. 특히 1932년 가을에 시작된 예금인출 사태는 1933년 겨울까지 지속되었다가 루스벨트(Franklin Roosevelt) 대통령이 1933년 3월 6일 선포한 전국적인 ‘은행 휴업(bank holiday)’ 조치에 의해 겨우 진화되었다. 이 조치는 미국의 모든 은행 영업을 잠정적으로 휴업하도록 하고 정부 조사단이 은행을 감사한 결과 재무 상태에 문제가 없는 은행에 한해서만 영업을 재개하도록 한 조치이다. 이 조치로 인하여 1930년에 영업을 하던 은행 가운데 1/5이 1933년까지 폐쇄되었다.

대공황 당시 총수요의 감소를 더욱 악화시킨 요인은 1930년 가을에 발생한 예금 대량인출(bank-run)사태이다. <출처:Wikipedia>


경제사학자들은 예금 대량인출 사태를 초래한 중요한 요인으로 1920년대 무분별한 농가부채의 급증과 함께 정부의 금융정책 실패를 지적하고 있다. 농가부채가 급등한 것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하여 농산물 가격이 급등하자 미국 농가가 농산물 생산을 늘리기 위하여 토지의 구매와 토양의 개선을 위하여 은행으로부터 차입한 결과이다. 종전과 함께 농산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농가는 은행에서 빌린 돈의 상환이 어렵게 되었다. 은행의 경우 대출한 자금의 부실화와 함께 보유한 자산의 가치도 급락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정부가 예대업무만을 취급하는 소규모은행의 설립을 권장했기 때문에 소규모 은행들의 부실규모는 더욱 심각했다. 예금자들의 은행에 대한 불신이 확대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은행에 대한 불신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은 소유한 자산을 은행에 예금하는 것을 꺼리고 현금으로 보유하고자 했다. 1929-1933년 사이에 미국의 총 통화공급량이 31%나 감소한 주된 이유는 은행예금 대비 현금보유 비율 급증에 기인한 것이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킨 것은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은행이 통화 공급을 감소시킨 통화정책이다. 많은 경제학자들은 연방준비은행의 긴축적인 통화정책이 대공황을 악화시킨 결정적인 정책판단의 오류라고 지적하고 있다.

중앙은행의 긴축적 통화정책은 이자율의 상승을 초래하여 기업의 생산활동을 위축시킨다. 통화공급의 감소로 물가가 하락하면 소비자와 기업은 디플레이션을 예상하면서 장래의 임금과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래에 대해 불안한 소비자는 지갑을 닫고, 기업은 투자를 중지한다. 미래 경제에 대한 불안과 공포는 결국 지출의 억제로 귀착되고 결국 공황은 더욱 악화된다.

참고문헌: Christina D. Romer, "The Nation in Depression," [Journal of Economic Perspectives], 1993.

김철환 /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성균관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Santa Barbara)에서 경제학으로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아주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주요 저서로는 [즐거운 경제학], [환율이론과 국제수지] 등이 있다. 최근에 발표한 논문으로는 "Does Korea have Twin Deficits?" Applied Economics Letters, 2006; "Do Capital inflows Cause Current Account Deficts?" Applied Economics Letters,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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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