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의 남자 선수들은 3회전을 넘어 4회전 점프를 하기도 한다. 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3회전과 4회전 (혹은 2회전 반과 3회전 반) 점프를 비교했을 때, 4회전이라고 해서 점프의 높이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이미 3회전 점프에서 한계에 가깝게 높이 점프를 했기 때문일 것이다. 따라서 4회전 점프에서도 체공 시간은 비슷하다. 결국 1회전을 더 하려면 회전 속도를 높이는 수밖에 없는데 그러려면 팔을 좀 더 빨리 안쪽으로 모으고 몸을 더 가늘게 일자로 만들어야 한다. 스케이터들은 비록 물리학에 정통하진 못하지만 경험으로 이런 물리 이론을 터득하고 있다. 김연아 선수의 점프는 웬만한 남자 선수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질이 높은 것으로 유명하다. 점프가 높아 회전에 여유가 있으므로 점프 전에 미리 돌거나 착지 후 모자란 회전을 채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몸이 공중에 충분히 올라간 뒤 본격적으로 회전을 시작하는 지연 점프(delayed jump)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다. 그런데 각운동량 보존법칙에 의하면 지연 점프라고 해서 정말 회전을 멈췄다가 공중에서부터 회전을 시작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다만 팔다리를 모으는 시간을 늦춰서 점프 직후에는 회전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린 것일 뿐이다. 김연아 선수의 놀라운 기술은 스케이팅 속도와 관련이 깊다 
또한 김연아 선수의 점프는 다른 선수에 비해 비거리, 즉 도약지점에서 착지까지의 이동 거리가 길다. 이것은 스케이팅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그런데 스케이팅 속도가 빠르면 점프할 때 큰 각운동량을 만들어낼 수 있으므로 회전 속도가 빨라진다. 따라서 여유 있는 회전수와 긴 비거리 등으로 높은 가산점을 얻는 김연아 선수의 점프는 결국 전반적인 스케이팅 속도가 빠르다는 것과도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다. 이처럼 피겨 스케이팅의 여러 요소들은 서로 독립적인 것이 아니라 물리학에 의해 서로 밀접하게 연관되어 전체적인 연기의 수준을 높이게 된다. 이 밖에도 점프 종류에 따라 회전을 일으키는 방법이나 회전축, 스파이럴, 각종 스핀과 스텝 등에 물리학의 여러 원리들이 매우 아름답게 구현되어 있다. 앞으로 피겨 스케이팅을 볼 때면 독자 여러분도 한 번쯤 숨어있는 물리학을 찾아보기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