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한국 임진영 기자] 최근 코스닥이 호황을 보이면서 증권사에서 돈을 빌려 주식을 사는 '개미' 투자자들이 크게 늘자 신용공여한도가 거의 소진된 증권사들이 생겨나고 있다.
DB금융투자와 유진투자증권 등 일부 증권사들은 한도 관리를 위해 주식담보대출이나 신용거래융자 등 개인들의 주식 '외상 거래'를 한시적으로 중단하기도 했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DB금융투자는 이달 초부터 투자자의 보유주식을 담보로 삼고 돈을 빌려주는 예탁증권담보융자(주식담보대출) 신규 설정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가 담보 없이 개인 투자자에게 돈을 빌려주는 신용거래 융자는 가능하지만 매일 금액 한도를 둬 일별 한도가 소진되면 그 이상은 대출을 내주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DB금융투자가 주식담보대출을 중단한 이유는 신용공여금액이 한도치에 거의 근접했기 때문이다.
현행 금융투자업 규정 상 국내 증권사의 신용공여한도는 자기자본의 100%까지만 가능하다. 각 증권사는 신용공여금액이 자기자본 규모 이상을 넘어서면 더 이상 대출액을 늘릴 수 없다.
올해 3분기 말까지 자기자본의 85% 수준이던 DB금융투자의 신용공여금액이 최근 급증했다.
DB금융투자 관계자는 "주식시장 활황으로 올해 초부터 신용공여액이 꾸준히 늘었는데 지난달부터 증가세가 더욱 급증해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유진투자증권도 지난 9월 말에 신용거래융자와 주식담보대출 설정액이 6400억원으로 자기자본의 92%에 달했는데 최근 들어 더욱 그 규모가 불어났다.
이에 이달 10일부터 주식담보대출과 신용거래융자 신규 설정을 모두 중단했고 이후 신용거래융자만 지난 14일부터 재개한 상태다.
유진투자증권 관계자는 "최근 주식시장 활황으로 신용공여 사용액이 급격히 증가해 한도 관리를 위해 증권담보대출을 중단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자기자본 규모가 큰 대형 증권사들은 아직까지는 신용공여한도에 여유가 있는 편이다. 다만, 최근 증시 강세로 인해 신용거래융자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신용공여액 규모가 늘어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실제로 금융투자협회 조사 결과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의 신용거래융자 잔고 합계는 이달 초 처음으로 9조원을 넘긴 뒤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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