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mateur 1.52013. 12. 11.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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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The 14th World Knowledge Forum 리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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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2인자로 알려진 장성택의 실각 소식이 전해지면서 김정은 체제의 북한에 대한 궁금증과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2인자에 대한 숙청은 권력 강화를 위한 공포정치라는 분석과 함께 여전히 김정은 체제가 자리 잡지 못한 것이란 평가도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파이낸셜타임스ㆍ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서는 2인자 숙청이 북한 사회의 불안을 더욱 증폭시킬 것이라는 전망을 10일 내놓았다. 김정은 체제 북한의 미래에 대한 주변국의 염려가 커지는 가운데 자칭궈(賈慶國) 베이징대 국제관계학원 부원장은 "북한 최고 권력의 권위가 세대를 지나면서 날로 떨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 10월 열린 세계지식포럼 당시 인터뷰에서 그는 "(주변국과) 갈등 고조가 유지된다면 어떤 상황도 발생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는 특히 "(권력 기반이 불안한) 김정은 체제하에서는 갑작스러운 붕괴가 염려된다"며 "이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붕괴를 가설이 아닌 현실화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로 보고 움직여야 한다는 얘기다.

자 부원장은 학자이자 중국인민정치협상회의(정협) 상무위원을 맡고 있다. 정협은 공산당을 비롯한 각계 대표들이 모인 최고위급 정책자문기관이다. 미ㆍ중 관계 전문가로 중국 외교정책에 대한 영향력도 작지 않은 자 부원장에게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 외교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북한 정세가 급변하는데.

▶북한은 매우 특이한 시스템의 지배를 받고 있다. 왕조와 같은 시스템인데 세대가 지나면서 어려움이 생기고 있다. 김일성은 매우 카리스마가 강한 인물이었다. 김정일은 약화되긴 했지만 카리스마를 가진 인물이었다. 그러나 김정은의 경우엔 카리스마 약화가 더 심해졌고 점점 권위가 떨어지고 있다. 정치적인 체계도 이성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경제 상황도 악화일로다. 기아 문제가 매년 발생하고 있는 데다 주변국과 관계도 나빠지고 있다.

-주변국과의 관계에 대해서 평가한다면.

▶북한은 항상 적을 만들어 왔다. 미국ㆍ한국ㆍ일본과의 관계는 물론 중국과의 관계도 나빠졌다. 이젠 친구가 없는 상황까지 왔음에도 무기에 매달리고 있다. 북한의 무기 개발은 북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본다. 북한은 주변국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경제 지원을 원한다면 무기를 버려야 한다.

-북한이 무기 개발을 포기할 수 있을까.

▶현 상황에서는 가능성이 낮아 보인다. 북한은 지원을 받기 위해 무기 개발을 협상카드로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북한 권력층에서는 `미국을 상대한다`는 영웅심리도 작동하고 있다. 이를 통해 권력을 지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궁극적으로는 해가 될 전망이다. 무기 개발을 위한 돈이 결국은 국민으로부터 나올 수밖에 없고 이런 구조가 정치 불안으로 연결될 수 있다. 그래서 항상 북한 붕괴론이 나오고 있다.

-통일이 한국에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있다.

▶경제 통합 후에 정치 통합이 이뤄지는 모델이 가장 안정적이라고 본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려운 얘기다. 사실 현실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는 급작스러운 북한의 붕괴다. 이 경우엔 한국이 흡수통일이라는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

-미ㆍ중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데.

▶긴장 관계는 항상 있어 왔다. 놀라운 일은 아니다. 큰 그림에서 두 국가의 경우 핵심 이익이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데서 나온다고 생각한다. 두 국가 모두 서로 도움을 원하며 서로 이해관계자(Stakeholder)다. 두 국가가 서로 원하는 게 조금씩 다르다. 중국은 미국이 자신을 존경해 주길 원하고 있다. 중국은 이전의 중국이 아니니 존경해 달라는 것이다. 미국은 중국이 좀 더 투명해지기를 원한다. 현재 두 국가의 관계는 안정적으로 보인다.

-중국은 일본, 동남아 국가들과도 갈등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평화로운 관계를 원한다. 리커창 총리가 베트남에 갔을 때 말한 것처럼 아시아 국가들과 관계 악화를 원하는 것이 아니다. 리 총리는 공동 자원개발을 제안했다. 협력이 깊어지면 갈등이 줄 수 있다는 얘기다.

-민주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민주화를 어떻게 실행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다른 나라의 모습을 그대로 따라할 수는 없다. 외국의 민주주의를 중국의 콘텍스트(상황)에 맞게 바꿔야 한다. 중국의 장점을 해하지 않는 방향에서 민주국가가 돼야 하는데 혹시나 잘못하면 천재지변에 준하는 재난이 도래할지도 모른다. 과거 인도네시아나 옛소련을 보자. 민주화는 특히 법치가 없다면 대혼란을 초래할 수 있다.
엄청난 비용을 치렀지만 얻는 것이 별로 없었다. 러시아의 경우엔 민주화 이후 수명이 10년이나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 교육도 필요하고 군과의 관계도 잘 정립해야 한다.

[서유진 기자 / 사진 = 박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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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