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노 칼럼2013. 8. 2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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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7 [세이노의 부자아빠 만들기] 경쟁자는 될수록 피해가라

 

경쟁자를 피해가라.

 

 신학기가 시작되는 3월이 됐다. 나의 두딸도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3학년이 된다. 둘 다 어릴 때부터 피아노를 쳤고 내가 음악을 좋아하기는 하지만 피아니스트로 키울 마음은 없었다. 성공할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 이유는 이렇다.

 

 부모가 음악적 재능을 물려준 일이 없다. 천재라면 모짜르트처럼 타고난 재능이 이미 나타나야 하는데 그렇지도 않다. 결국 연습을 무섭게 시켜야 한다. 실제로 수없이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그렇게 한다.

 

 하지만 전과목을 골고루 잘해서 겨우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한국에서 유명한 음대를 나온다 해도 미국 쥴리어드에 유학가서 전세계에서 온 쟁쟁한 경쟁자들을 상대로 다시 싸워야 한다. 그 후에도 세계적인 콩쿨에서 1, 2등을 해야 겨우 성공한 음악가 축에 끼게 된다. 그 확률은 0.001퍼센트도 안되며 나는 이런 확률에는 시간과 돈을 투자하지 않는다.

 

 많은 부모들이 자신이 바라는 인기 직업을 자녀들에게 강요한다. 그것은 수없이 많은 적군이 있는 전쟁터에 강제로 자녀들을 몰아냄으로써 확률적으로는 자녀들을 오히려 패배의식에 빠지게 할 가능성이 크다. 신기한 한글나라의 변재용사장은 ‘아이를 부자로 키우는 법’에서 “부모가 자식에게 ‘이런 직업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말을 하는 것은 그 아이의 가능성을 가로 막는다”고 했다.

 

 나는 내가 천재가 아니듯이 내 딸들도 천재가 아니라는 것을 안다. 내가 학교생활을 싫어하고 암기과목을 지긋지긋하게 생각했듯이 내 딸들도 그럴 것이다. 나는 내가 존경하는 스승이 한두명 뿐이기에 딸들에게 “무조건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고는 말하지 않는다. 나는 다른 집에서 자녀를 어학연수 보낸다고 해 불안한 마음에 따라 하는 부모가 아니다.

 

 나는 개근상을 받은 사람들을 채용하기 꺼려한다. 딸들이 개근상을 한번도 받지 못했지만 부끄럽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딸들에게 성실한 사람이 되라고 한번도 말한 적이 없다. 일본 소프트방크 손정의회장도 성실한 사람은 직원으로 뽑지 않는다고 한다. 그는 “성실하게 열심히 일하는 사람은 싫다. 미친 사람이 좋다”고 말한다. 나도 그렇다. 나는 산업화 시대의 교육 방식을 최고로 믿는 사람들이 하는 식으로 내 딸들을 가르치면 치열한 경쟁에 그대로 노출시키는 결과만을 가져온다고 믿는다.

 

 자녀가 그런 경쟁에서 이기면 되지 않느냐고? 당신은 이겼는가? 만약 이겼다면 지금 당신의 인생은 행복하고 여유로운가? 인생은 과정도 중요하다고? 도로 굴러 내려올 바위를 낑낑거리며 밀어올리는 시지프스를 나는 존경하지 않는다.

 

 내딸들은 초등학교 때부터 컴퓨터 재봉틀과 컴퓨터 그래픽을 좋아해 익혀왔다. 앞으로 이 일을 하겠다고 한다. 이런 아이들과 10년후 디자인분야에서 경쟁해 이길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성공 확률이 90%는 된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다면 투자를 할 가치가 있다.

 

 핵심은 무슨 일을 하던 간에 경쟁자들을 염두에 두고 가능하면 그들을 피해가라는 것이다. 그래야 부자가 될 수 있다.

 

sayno@korea.com


 수영을 하다가 참 흥미로운 걸 봤다. 50m풀장에서 였다. 나는 그곳에서 허우적 거리며 수영을 하고 있었다. 천미터가 넘어가는 상황에서 사점을 지나서 너무 편안하게 가고 있었다. 사실 나는 고기가 되어서 그냥 설렁설렁 가서 계속 수영을 하는 걸 좋아한다. 중간에 힘들다고 멈추면 이런 Runner's High를 느낄 수 없다. 사점이후에 오는 편안함과 항상성이라는 관성은 나를 수영으로 이끄는 촉매가 된다. 그러다 앞에 7살 짜리 어린애가 허우적 되면서 끙끙거리면서 하고 있는 것이었다. 내가 스타트하기 직전에 출발해서 계속해서 50m를 허우적거리면서 갈 모양이었다. 나는 사실 그 아이의 끈기에 놀랬다.-수영을 하면서 앞을 못보는 건 아니다 물속에 고개를 꺽어 곁눈질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앞에 사람이 안다치기 때문이다. 그리고 물속에 헤엄치는 시간은 의외로 길어서 잡념을 생각하기에 적당하다.- 어린애가 자발적으로 50m라는 긴 레인을 가려고 하는데 내가 옆에서 앞질러서 기를 꺽진 않아야지. 그러고 갑자기 그 아이가 멈췄다. 발도 안닿는데서.. 그러자 내 뒤통수에서 고함소리가 들려왔다. 수영장은 워낙 시끄러워서 왠만한 목소리는 안들리는데 말이다. 어느 여자 목소리..짜증이 섞여있었다."XX야, 끝까지 가야지.빨리가" 그 아이의 어머니인거 같았다. 그러고 낮에 읽은 글이 생각났다.

 

 뉴스를 펴들거나 웹상에서 정보짜집기 하다가 보이는 여러 이미지들..그중에 하나가 김연아,박태환 신드롬으로 대비되는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강제로 어느 분야를 강요하는 것이다. 우리는 어느순간부터 여자아이는 김연아처럼 스케이트를 타야되고 남자아이는 박태환처럼 수영을 해야된다.물론 강제는 아니다. 사회 외적인 이미지를 부모들에게 심는다. 그런데 그아이가 도착하자마자 레인줄잡고 엄마한테 말한다. "엄마 조금 쉬었다하고 싶어요."엄마는 아무 대답 없이 앞에 사람이 출발하니깐 따라오라는 눈치를 주며 먼저 출발한다. 참... 가지가지 한다. 처음에 애가 먼저 수영을 하고 싶다고 해도 중간중간마다 피드벡과 점검을 해줘야 할 텐데. 그냥 따라오라는 눈길. 그건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가치관대로 애들이 행동해야된다는 강요를 받고, 다른 걸 경험하면서 얻어지는 다양성이라는 기회비용을 지불한다. 이것은 단기적으로 가치관 복제를 받은아이에게 성과가 보이고 부모에게도 만족감을 심어준다. 그러나 인생은 장기 마라톤은 아닐지언정 5km 수영이다. 산전수전 다겪고 고산지대에서 맨발로 뛰어보고 사점이라는게 무엇인지 숨이 목까지 차오르는 것을 스스로 겪어본 다양성에 투자한 아이가 새로운 분야에 탑이라는 걸 먹게된다.

 

 나는 스스로가 경쟁을 피해서 갈 것이다. 단순한 회피가 아니다. 왜냐하면 나는 남이 가지않는 길을 갈 뿐만 아니라 길이라는 표시가 없는 길을 가려고 하는 사람이다. 프로스트의 시를 인용하지 않아도 그길은 다수의 사람들이 아직 가지 않았을 뿐 더러 가고 싶어하지도 않는 길이다. 단순히 아르바이트를 하더라도 금융회사에 직접찾아가 나를 써달라고 할 것이며, 공부를 하더라도 자격이나 학위에 엃매인 공부보다는 살아있고 체감되는 공부를 할 것이다. 그리고 인간관계 속에서의 심리관계에 엃매이기 보다 나와 싸워서 유혹을 이겨낼 것이다.

 

 내가 가려는 국부펀드 운용 분야이다. 극소수의 고학위학력을 소지하거나 엄청난 통찰력을 지닌 사람이 많다. 물론 지금 주식투자니 부동산 투자니 실물자산 투자니 하는 사람은 많다. 그러나 그들은 단순한 연구 없이 한다. 바로 그것을 증명해보라면 가능하다. 무엇이냐고? 그들은 매매내역을 기록하지않는다. 그리고 자신의 투자의식 흐름을 기록하지 않는다. 그들은 단순한 광기와 공황상태에 노출되기 쉽다. 분명 내가 가고자 하는 길은 전반부에는 사람들이 많이 지나간 자국이 보이지만 대부분 다른길로 빠지거나 앞에가서 뒤돌아오고 그길을 가봤더니 앞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90%다. 그리고 몇시간만 들어가면 인적이 드물고 종종 보는 사람들은 그가 여기 까지 온 계기를 말하기 싫어한다. 왜냐하면 그들도 이곳에 온 것은 엄청난 노력과 재능적 요소가 결합되어있기 때문에 설명하기 힘들다. 나는 분명 이 길은 끝이 없고 다른길이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믿고 그 곳을 탐험하며 앞으로 나갈것이라는 것을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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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