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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서 빈다

나태주

어딘가 내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꽃처럼 웃고 있는
너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이 되고

어딘가 네가 모르는 곳에
보이지 않는 풀맆처럼 숨 쉬고 있는
나 한 사람으로 하여 세상은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녁이 온다

가을이다,부디 아프지 마라.
 


이번 시는 한국경제신문에 문화부장인 고두현씨의 해석을 함께 넣어보고자 합니다.

참 아름답고 속 깊은 사랑시입니다.시인은 이 가을에 '꽃처럼 웃고 있는'그 사람을 생각합니다. 그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까닭에'보이지 않는 꽃'이지만,그는 온 세상을'다시 한 번 눈부신 아침'으로 빛나게 하는 나의 '한 사람'입니다. '풀잎처럼 숨 쉬고 있는' 나 역시 그가 모르는 곳에 있으므로'보이지 않는 풀잎'이지만, 세상을 '다시 한 번 고요한 저녀'으로 완성하는 그의 '한 사람'입니다. 꽃과 풀잎의 시간을 지나 열매와 낙엽의 시간이 오기까지 한 번도 만나지 못해 더욱 애틋한 마음이 '부디 아프지 마라'라는 기도로 하나가 되는 순간 이별도, 그리움도, 삶의 잔뿌리들도 모두 하나가 되어 서로를 부둥켜안는 풍경. 그 속에서 새로운 사랑의 꽃과 풀잎이 싹을 밀어올리는 소리도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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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수의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깔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나는 너에게 너는 나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의미가 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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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과 장미꽃

에드가 게스트

 

규모가 작든 크든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정원을 갖고 싶다면

허리 굽혀 땅을 파야 한다.

 

원한다고 해서 그냥 얻어지는 건

이 세상에 업으니,

우리가 원하는 그 어떤 가치 있는 것도

반드시 노력해서 얻어야 한다.

 

그대가 무엇을 추구하든지 간에

그 속에 감춰진 원리를 생각하라.

수확이나 장미꽃을 얻기 위해서는

누구나 끓임없이 흙을 파야만 한다.

 

 


 조용히 시도를 해보는 코너입니다. 오늘의 시를 남기고 나름대로의 느낌과 생각을 정리해보는 시간입니다. 최근 인문과 일상에서 아이디어를 얻는 CEO의 발상법이니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셧으면 좋겠습니다.

 

 초반부에 허리를 굽혀 땅을 파야 한다. 는 것입니다. 왜 허리를 굽혀야 할까요? 허리를 굽히는 노력을 의미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반드시 노력해야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누구나 자신에게 주어진 소명을 향해 끓임없이 흙을 파야된다는 운명론적인 작가의 전제가 깔려 있다고 생각해볼 수 있네요.

 

 에드가 게스트는 미국 20세기 초에 큰 인기를 얻었던 시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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