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들의 한마디2014. 6. 16.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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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최고령 증권우먼인 홍옥순(68) 골든브릿지투자증권 본점영업팀 상무가 10일 서울 중구 남산 산책로에서 데일리안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장기적인 증시침체 여파로 증권가를 덮친 지점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 쓰나미에 증권맨들의 요즘 일상은 살얼음을 걷는듯 긴장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입사 새내기때 꿈꿨던 장밋빛 청사진을 펼쳐보지도 못하고 구조조정 암초 속에서 전전긍긍하고 있는 요즘 증권맨들과 달리 45년간 한 증권사에서 주식투자에 대한 열정을 불태워온 여성이 있어 화제다.

1946년생, 68세인 홍옥순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상무가 그 주인공이다. 홍 상무의 일상은 다른 증권맨들과 다름없이 장이 시작되는 9시부터 장 마감하는 오후 3시까지 주식 매매 업무로 눈코 뜰새없이 바쁘다. 장이 끝나면 업무를 마무리한 후 회사 본사가 있는 충정로에서 나와 자택 근처의 남산길을 찾는다.

본지 기자가 홍 상무와 만난 곳도 곳곳에 실개천이 흐르는 남산 소월길 산책로였다. 홍 상무가 유독 남산 산책길에 애착을 갖게 된 이유는 첫 직장에서 지금의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전신인 대유증권으로 이직해 45년간 근무했던 명동지점과 가깝기 때문이다.

홍 상무는 "명동은 50여년간 증권사에 근무하면서 직장생활 대부분을 보낸 곳인 만큼 나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며 "명동을 떠나 여의도로 옮길때 맘이 많이 힘들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골든브릿지증권은 파업이 시작되기 전만 해도 명동지점을 중심으로 한 지점통합을 계획했다. 하지만 금융업계 최장기간인 589일간 노조 파업이 지속되면서 명동 지점이 폐쇄되고 여의도로 옮겨왔다.

▲ 국내 최고령 증권우먼인 홍옥순(68) 골든브릿지투자증권 상무 ⓒ데일리안 홍효식 기자

홍 상무는 서울 여상을 졸업하자마자 1965년 건설 증권에 입사해 50여년간 한국 증권시장역사길을 함께 걸으며 '희노애락'을 지켜본 산증인이다. 증권시장이 본격적으로 활성화되기 시작하던 시기에 입사해 활황기와 침체기를 수차례 겪으며 증권업계의 5부능선을 함께 걸어왔다.

50여년간 증권 외길을 걸어온 홍 상무에게도 위기는 숱하게 찾아왔다. 1997년 당시에 점포 지점장으로 발령을 받자마자 IMF가 터지며 구조조정 명단에 가장 먼저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하지만 당시 투자상담사로 전환해 월 300억원을 수익을 달성하며 IMF때 만난 위기를 기회로 탈바꿈했다.

그는 직장생활 중에 국내 최초의 여성 대리, 과장, 차장의 타이틀도 얻으며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홍 상무는 "20대에 첫 직장인 증권업에 몸담은 이래 여러 위기를 겪었지만 은행이 아닌 증권사를 택하기를 잘했다는 생각을 한다"며 "은행이었으면 벌써 퇴직했을텐데 증권사를 택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일할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가 처음 증권업계에 들어왔을때만해도 전산시스템 구축이 안되있어 수기로 모든거래가 이뤄지전 때였다. 처음 입사해서 경리회계를 담당하다가 증권사에 왔으니 주식 매매를 해보자는 생각에 스스로 주식투자 공부를 하고 영업팀으로 옮기고 일하는 재미에 푹 빠져 지냈다.

주말에도 연애할 시간조차 없이 쉬지 않고 일과 사랑에 빠진 홍 상무에게도 여러번의 기회가 찾아왔다. 직급과 월급을 올려주겠다는 숱한 제안도 뿌리쳤다.


"주식투자는 여전히 어렵지만 예측한대로 맞아떨어지는 묘미때문에 일을 그만둘 수 없다"며 "직장생활만 50여년이 다 되어가지만 세월가는 것 모르고 일하는 재미에 푹 빠질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홍 상무의 50년 외길 인생에는 모든 일을 자신의 일처럼 사랑하면서 하자는 인생의 철학이 고스란히 묻어있다.

그는 "무슨일이든 사랑에 빠지고 최선을 다하면 이룰수 없는게 없다. 요즘 침체기이긴 하지만 매일매일 변화무쌍하고 항상 새로운 지금의 일을 너무나 사랑한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이미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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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스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