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사람 주특기가 뭐지요? 지금 우리 회사에서는 인사분야에서 노동조합담당 10년 이상 경험자가 필요한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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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명예퇴직을 한 업계 후배의 재취업을 알선해 볼까 하여 한 회사의CEO에게 전화를 했다가 받은 질문입니다. 그 후배가 아주 성실하고 인간관계도 원만한 사람 임을 강조했는데 그 쪽에서의 질문은 구체적으로 그 사람의 주특기가 무엇이냐고 묻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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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잘 알고 지내는 사이인데도 그 후배의 주특기가 금방 떠오르지 않습니다. 일류대학을 졸업하고 입사한 뒤 이 부서 저 부서 두루 경험을 하여 경력은 화려한데 마땅히 내세울 만한 주특기가 없는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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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배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 회사에서 당신의 주특기가 뭐냐고 묻는데 뭐라고 대답해줄까?" "제 주특기가 뭐지요?" "이 사람아! 당신 자신도 모르는 주특기를 내가 어떻게 아나?". 답답한 마음에 그 후배와 전화로 주고 받은 내용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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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정년 후에 재취업을 하는 데 체면을 버리는 일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 주특기입니다. 고령세대를 채용하려는 회사들이 과거에 어떤 높은 자리에 있었느냐 보다는 어떤 일을 잘 할 수 있느냐를 중요시 하기 때문입니다. 여기에서 주특기라고 하면 많은 분들이 고도의 전문지식이나 능력만을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사소하게 생각되는 능력이라도 남다른 점이 있으면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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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 수 년 전 제가 다니던 회사에 환갑이 넘은 교환원 아주머니가 있었습니다. 당시에 여자 직원들은 결혼과 동시에 회사를 그만둬야 했었는데, 이 분은 회사에서 붙잡아서 65세까지 근무를 했습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목소리가 예쁘고 상냥한데다 기억력이 비상하게 좋았기 때문입니다. 타고 난 것도 있었겠지만 본인의 노력이 더 컸다고 생각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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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분은 전화를 걸어 누구를 바꿔달라고 하면 그 사람이 자리에 없더라도 곧바로 없다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그 사람이 갈만한 부서 몇 곳에 연락을 해보고 그래도 없을 경우에는 몇 시에 들어오는지를 확인해서 알려주고 전화를 끊습니다. 그런 성의가 그 분을 65세까지 일할 수 있도록 하지 않았던가 생각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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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다른 사례도 있습니다. 여의도 어느 공공기관에 근무하던 수위 한 분은 그 기관의 대리급 이상 직원 몇 백 명의 이름과 소속부서, 출신학교 등을 줄줄 외우고 있다고 해서 화제가 된 일이 있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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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특기라고 하면 고도의 지식이나 전문능력만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고 하는 사례일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