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 CEO
-이번 서평은 아주 편하게 쓸 생각입니다. 주위 분들에게 블로그가면 너무 어려운 용어가 많다는 질타를 이제야 행동으로 옮기네요. 참 사람이란 머리와 몸뚱이는 따로 따로 움직이는 모양입니다. 분명 머리 속에는 간단히 설명해야지라는 마음이 가득하면서도 정작 글을 쓰다보면 자신의 생각대로 써버리기 십상이지요. 더분다나 지식이 부족한 저에겐 언제나 짧은 전문용어를 써서 자신의 부족한 점을 덮으려는 점이 있는지 참 이런 실수를 많이 하게 됩니다.
자 이제 서평을 써야겠네요.
어떤 이가 다가와 당신에게 묻습니다. "책을 좋아하시나요?" 조금 당혹스럽겠지만 "어떤 책 말이예요?"이렇게 되물어볼 것입니다. 왜냐하면 책이라는 건 너무나 추상적인 범주이기 때문이지요. 복잡한 수식이 있는 것부터 간단한 포켓북까지 심지어 요즘엔 음성으로된 오디오 북도 책이라고 하더군요. 저는 시를 좋아합니다라고 말합니다. 참 염치가 없죠. 고작 책을 읽은건 세상에 일년에 새로발간되는 책의 종류-일년에 약 30만권이 새로발간된다.아마 하루에 발간되는 책 수량만큼도 못읽었을 수도 있지요-에 미치지도 못하는 책을 읽은자가 염치없게 시를 좋아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서재엔 시집이라곤 학창시절 공부하던 문학책 두권과 선물받게된 책 두권 이렇게 있는 사람이 시가 제일 좋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는 시가 좋습니다. 사랑하는데는 이유가 없듯이 저는 시를 사랑하고 있는지도 모르지요. 사랑을 하고 좋아하는 것은 수 많은 범주와 새롭게 나오는 것들 보다 더욱 집중하도록 하는 힘을 주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렇게 염치없이 시를 좋아한다는 용기를 가질 수 있게하는 것도 마찬가지고요.
현대인이라면 삶의 여유를 한번 느끼고 싶은 간절함은 각자의 가슴속에 뛰고 있습니다. 너무나 바쁜 나머지 짜증이 나고 무기력해지고 삶에 대한 회의가 들고 나이가 들어버리고 삶이 죽음의 귀결점을 향해 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 더더욱 여유를 찾고 싶어합니다. 그러나 정작 여유가 다가오면 갈증을 소금물로 대신하는 것 처럼, 그토록 바라던 여유는 새로운 갈증을 낳는 것 같습니다. 혹자는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 만큼 잘 노는 것도 중요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잘 놀아야 더 놀고 싶은 갈증을 해결하고 새롭게 뛰어나갈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저의 여유 활용법은 침대에 누워 양팔로 시집을 들고 천천히 눈운동을 하는 것입니다. 잠이오면 자고 집중하지도 않고 그냥 눈을 굴리며 시집을 읽습니다. 다른 책을 읽는 것 처럼 필기도 주석도 메모도 하지 않습니다. 그냥 조용한 음악과 시가 그리는 삶과 배경에 내가 풍덩 빠져들어가는 것이 제가 여유를 찾는 방법입니다. 물론 책을 읽고 쓰는 글도 저에게 큰 안식을 주는 것입니다. 이런 저의 여유 활용법에 나타난 책이 시읽는 CEO라는 책입니다.
어릴 적 저는 책읽기를 무척이나 싫어했습니다. 그런데 저의 눈에는 시는 책이 아니였습니다. 독후감을 써오라고하면 시집을 가지고 독후감을 쓰고 일기를 써라고하면 시를 써서 냈습니다. 지금도 옛날 일기장을 들춰보면 손발이 오그라질 정도의 큼지막한 글씨체로 시의 형태를 갖춘 일기를 볼 수 있습니다. 방학 때도 밀리면 시를 썻던 것을보면 독서의 대안으로 시를 택한(?) 저를 볼수 있습니다. 시읽는 CEO는 제목이 부담스럽지만 학생부터 주부,제목처럼 사장님이 읽어도 무방한 책입니다. 아마 책은 싫어해도 시를 싫어하는 사람은 보기 드뭅니다. 책읽기를 싫어하는 학생에게 너무나 지친 사람에게 읽기 편한 책이 이 책일 꺼라고 생각합니다.
나에게 있어서 시라는 것은 내 삶을 빡빡하게 보는 습관을 좀 더 편하게 해주는 명상과도 같습니다. 노래도 너무나 빠르고 경쾌해서 좋지만 시는 우리가 떠오르는 것을 전혀 다른 것과 연결시키지만 이러한 연결 속에서 새로운 의미와 감각을 만들어냅니다. 명상도 겉으로 보기엔 가만히 잠을 자는 것 같지만 몸 안에서의 변화는 마치 부싯돌이 불을 만들어내는 것 처럼 뜨겁고 열정적입니다. 고정과 열정이 하나의 몸에서 그리고 서로가 균형을 이루는 모습을 시는 만들어냅니다. 시는 누구를 싸잡아 비판하지도 않지만 강력한 뜻을 가지고 있고 누구를 위해 노래하지 않지만 애틋한 마음이 녹아있습니다. 시는 너무나 조용하지만 격정적이고 강력한 의미를 가집니다. 시는 멍청해보이고 엉뚱해보이지만 엄청난 통찰이 들어있습니다. 시가 시인만이 써라는 것은 없습니다. 시인 자격증이라는 것도 없으며 삶을 가진 사람이라면 시의 매력과 시를 지을 수 있는 가능성이 있습니다.
이렇듯 시는 모든 사람을 향하고 열려있습니다. 그래서 시를 좋아하는 이유입니다.
책에 대해 간단히 말하면 20개의 주제를 가지고 각 주제에 시를 하나씩 사용해 저자의 생각과 연관지은 에세이가 하나씩 있어 시에 대한 감상과 생각을 도와줍니다. 단지 시집만 있을 꺼란 생각에 책에 지은이의 도움이 있으니 좀더 술술 넘어가게 됩니다. 중간중간 시의 감성을 돕는 사진이 나와 있어서 시의 구절이 남의 이야기가 아닌 내가 거기에 거닐며 느끼는 감정을 살려줍니다.
ps : 이 책을 선물해주신 고동현님에게 감사의 말씀을 먼저 전합니다. 덕분에 내 생애의 좌우시를 찾게 되었고 생활에 대한 열정을 다시 일으키게 되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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